우아한형제들이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4년 라인과 손잡고 일본 시장에 발을 들였지만 1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당시 일본에선 음식 배달이 활성화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현지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배달 수요는 늘고 택시 이용은 감소하자 일본 정부는 이달부터 택시를 통한 음식료품 배달을 허용하기도 했다. 일본 음식배달 시장은 현재 ‘데마에칸’과 ‘우버이츠’가 쌍벽을 이루고 있다. 데마에칸은 네이버가 지분 60%를 갖고 있는 회사다. 최근에는 딜리버리히어로도 자회사 ‘푸드판다’를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도쿄를 중심으로 큰 도시가 발달한 일본은 배달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지역”이라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의 현지 마케팅 전략은 김 의장 특유의 ‘B급 정서’다. 올초에는 베트남 새해 명절 ‘뗏(Tet)’을 맞아 ‘이거 엄마한테 맡기지 마’ ‘남자친구 있냐고 물어보지 마’ 등의 문구가 적힌 세뱃돈 봉투를 내놓아 인기를 끌었다. 일본 서비스의 핵심 캐릭터도 현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동물인 고양이로 정했다. 일본 서비스 웹페이지에 음식 배달을 하고 있는 고양이 캐릭터가 등장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일본 시장에서도 B급 정서 마케팅으로 현지 사용자의 마음을 사로잡겠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이 해외 시장의 문을 계속해서 두드리는 것은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주문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점유율 기준으로는 빠른 배달을 내세운 쿠팡이츠 등 경쟁 업체에 추격당하는 모양새다. 서울시,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을 투입해 추진하는 ‘공공 배달 앱’ 사업도 회사엔 악재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달 앱 시장은 이미 커질 대로 커졌다”며 “회사를 더 키우기 위해선 음식 배달이 일상화되지 않은 해외 시장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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