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규제자유특구, 4차 산업혁명 시대 지역산업 혁신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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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20 15:05   수정 2020-10-20 15:07

경북 규제자유특구, 4차 산업혁명 시대 지역산업 혁신 이끈다

지역의 혁신성장을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슘페터의 성장론에 의하면 기업가의 도전, 즉 기업가정신이 창조적 파괴의 근원이며 경제성장의 핵심 요인이 된다. 그렇다면 지역 경제의 활력회복의 근원은 기업가의 도전에 있으며 이런 도전이 일상화돼 있는 혁신기업이 어느 정도 있느냐에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지방은 소멸위기에 빠진 상황에 그 답은 절망적이다.

이 때문에 지방정부는 다양한 국가사업 수주경쟁을 펼치고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애쓴다. 내생적인 혁신동력이 부족할 때 정부는 정책혁신을 통해 기업가정신을 자극하고 혁신기업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것이 지방정부 산업정책 혁신이 중요한 가장 큰 이유이며 경상북도가 4차산업기반과를 신설한 이유다.

최근 규제자유특구라는 정책혁신의 사례가 주목받으며 지역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2년간 규제자유특구 업무를 맡아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와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를 지정받았다. 규제자유특구는 일정 구역에서 허가된 사업자에게 4년간 규제특례를 부여하면서 신사업 수행을 위한 재정 지원이 수반되는 사업이다.

규제자유특구는 혁신기업이 우리 지역에 올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 준다. 규제샌드박스가 특정 지역에서만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교통이나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은 기업이 오기를 꺼리는데 특구가 이런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산업용 헴프 특구가 그랬다. 초기 기획단계에서 강원도 춘천과 경쟁을 했는데 대부분의 핵심 기업들은 강원도를 선택했다. 서울과 인접한 교통여건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본격적인 사업기획 과정에서 사업구조를 개편한 경북의 계획만이 분과위원회에 상정되자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혁신기업이 지역에 올 수 있도록 보다 정교한 사업기획을 통해 지역의 매력도를 향상시킨 결과다.

규제자유특구는 국가신산업의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다. 특구사업은 규제로 인해 국내에서는 시도조차 못한 산업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산업적 측면에서는 그야말로 블루오션의 영역이다. 지방자치단체 간에 산업분야 국가예산 확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특구 지정은 신산업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특구가 그랬다.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2차전지 산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지자체들의 경쟁이 치열했으나 경북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특구를 통해 물꼬를 텄다. 특히 특구 지정 이후 1조7000억원이 넘는 투자가 경북지역에 이뤄져 중앙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상북도가 2차전지 산업의 최적지가 된 것이다. 방사광 가속기를 활용한 2차전지 소재 고도분석 플랫폼을 기획해 대규모 2차전지 예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 리사이클링을 그린뉴딜의 핵심사업으로 선정해 환경부와 함께 추진하고 있다.

지역 혁신성장은 도전이 일상화된 혁신기업이 주도하는 것이고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지방정부의 산업정책혁신이다. 산업정책혁신을 가능케 하는 마지막 조건이 남아 있다.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산업정책에 담아내는 일이다. 현장의 목소리는 다양하고 파편화돼 있어 정책으로 정제해서 담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며 기업은 불확실성으로 참여를 주저할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복잡한 이해관계들을 하나의 그릇에 담길 수 있게 하는 혁신의 리더십이다. 때로는 예기치 못한 난관에 부딪혀 사업이 좌초의 위기에 처하기도 하고 정체되기도 하지만 우리가 가진 비전을 보여주고 그것을 신뢰해준 혁신기업들이 있어 특구가 가능했다.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의 슬로건은 ‘One-Company 경북규제자유특구’였다. 수요와 공급기업 간 강력한 거래관계를 바탕으로 동반성장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지역산업의 활력회복에는 혁신기업, 지방정부, 대학, 연구기관 등 모든 주체가 깨어 있어야 한다. 경상북도 산업계가 하나의 주식회사처럼 강력한 네트워크를 형성해 산업화시대를 이끌었던 것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 산업혁신의 허브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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