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로노이 “연내 추가 기술수출 목표…내년 상장 재추진”

입력 2020-10-20 10:55   수정 2020-10-20 14:24



보로노이가 임상 1상에 진입하지 않은 치료 후보물질(파이프라인)로 미국 나스닥 상장사와 7000억원대 기술이전 계약에 성공했다. 국내 비상장 바이오기업 중엔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보로노이는 올해 기술수출 한 건을 더 성사시킨 뒤 내년 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뇌로 전이된 폐암까지 치료”
보로노이는 자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 후보물질을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오릭파마슈티컬스에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선계약금은 약 148억여원(1300만 달러)이며, 단계별 성과급(마일스톤) 등을 포함한 총 계약금은 7087억여원(6억2100만 달러)이다. 상업화에 성공하면 판매액의 10%가량을 경상기술사용료(로열티)로 받는 조건도 포함됐다. 오릭은 중국 대만 마카오 홍콩 등의 중화권을 제외한 세계에서 이 약물의 판권을 갖게 된다.

이번 기술 수출 성과는 국내 비상장 바이오기업 중에선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지난해 11월 지아이이노베이션이 7억96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국내 바이오기업이 체결한 계약 중에선 알테오젠과 한미약품에 이어 세 번째로 규모가 크다. 전임상 단계의 치료 후보물질로선 국내서 이례적으로 큰 계약이 성사됐다. 회사에 따르면 오릭파마슈티컬스는 내년 하반기 임상 1·2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비소세포폐암은 폐세포에서 일어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주된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여러 유전자 가운데 ‘엑손20 삽입’이라는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키면 폐세포에 있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와 인간상피세포증식인자2(HER2)가 지나치게 활성화돼 암이 생길 수 있다. 현재까지 엑손20 삽입 돌연변이로 발생하는 비소세포폐암만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는 전무하다.

회사 관계자는 “엑손20 삽입 돌연변이로 인한 폐암 환자 가운데 30~40%가 암의 뇌전이를 겪게 된다”며 “기술이전한 치료 후보물질은 뇌혈관에서 외부물질의 침입을 막는 역할을 하는 혈뇌장벽(BBB)을 투과해 뇌에 전이된 암세포에도 도달할 수 있어 다른 경쟁 약물과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내 기술수출 한건 더 할 것”
보로노이는 2017년 파이프라인 3개를 발굴한 이후 현재까지 총 7개를 확보했다. 통상 파이프라인 하나의 발굴에 3~5년이 걸리는 것에 비해 속도가 빠르다. 이 회사는 인산화효소 저해제로 쓰일 수 있는 저분자화합물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약물 발굴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인산화효소는 세포의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돌연변이가 생기면 세포 내 신호 전달이 잘못돼 암과 같은 질병이 생길 수 있다. 인산화효소에 달라붙어 잘못된 신호가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물질이 인산화효소 저해제다. 보로노이는 인공지능(AI)을 통해 체내 500여개 인산화효소에 결합할 수 있는 화합물 모형을 제작한다. 이를 통해 신약후보물질 발굴에 걸리는 시간을 1년6개월 수준으로 단축했다.

올해 추가 기술수출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기술성평가의 문턱을 넘지 못해 보류했던 코스닥 상장도 재추진할 계획이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국내·외 바이오기업 다수와 기술이전을 논의하고 있어 올해 2건의 기술수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이전 한 건을 추가로 체결한 뒤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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