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山水·화조로 가득한 집

입력 2020-10-21 17:41   수정 2020-10-22 02:38

서울 강남구 신사동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민화특별전 ‘정원(庭園)의 풍경-인물·산수·화조’가 열리고 있다. 지난 5월 ‘서가(書架)의 풍경-책거리·문자도’에 이은 올해 두 번째 민화특별전이다.

전시 공간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3층에는 인물도와 산수도를, 2층과 1층(JnB갤러리)에는 화조도를 전시해놨다. 3층부터 보면서 내려오는 게 좋다.

인물도의 소재는 효행, 고사, 소설, 풍속 등 다양하다. 당나라 인물 곽자의를 그린 ‘곽분양행락도’,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노는 ‘백동자도’, 불로장생을 염원하며 신선의 세계를 그린 ‘요지군선도’, 강태공 도연명 등 고사에 등장하는 인물을 그린 고사인물도 병풍 등이 눈길을 끈다.

임금이 농부와 누에를 치고 베를 짜는 여인의 어려움을 알 수 있도록 그린 ‘경직도(耕織圖) 8폭 병풍’은 이번에 처음 공개된 작품이다. 소상팔경과 무이구곡 등 조선 선비들이 동경했던 중국의 명승지뿐만 아니라 금강산, 평양, 단양팔경 등 국내 풍경을 담은 실경산수도도 여럿 나왔다.

꽃과 나무를 배경으로 각종 새와 동물을 그린 화조도는 화려한 색감과 형태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화조도 병풍은 여성들의 거처를 꾸미는 데 제격이어서 궁궐에서도 애용됐다. 다른 민화에 비해 화조도 수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다.

2층 전시실에서는 궁중회화와 연관성이 있어 보이는 화조, 연화, 모란, 나비 등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모란은 ‘궁모란도’라는 명칭이 있을 정도로 궁중에서 사랑받았다. 1층 전시실에 걸린 화조도는 좀 더 대중적이고 자유로운 필치의 조형성이 돋보인다. 연꽃(군자), 모란(부귀), 새와 나비(부부 금실과 다산), 잉어(출세) 등 소재 하나하나에 담긴 기복적·길상적 의미를 이해하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전시실 끝에 걸린 박생광의 ‘호모란도’(사진)는 민화가 근현대 미술에 끼친 영향을 볼 수 있게 한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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