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1130원도 힘없이 붕괴…韓수출, 불거지는 '원高 리스크'

입력 2020-10-26 17:24   수정 2020-11-03 15:21


‘원화 초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1년7개월 만에 1120원 선에 진입했다. 환율 낙폭이 커지면서 자동차, 전자 등 수출기업들의 긴장감도 높아졌다. ‘수출 전선’에서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실적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감 때문이다. 다만 국내 수출 대기업들의 제품 경쟁력이 강화된 데다 해외 생산공장이 늘어난 만큼 환율에 따른 가격경쟁력 하락을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한 달 새 61원 하락
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원20전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한 달러당 1127원70전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달러당 1130원에 장을 시작한 이후 갈수록 낙폭을 키워 1120원 선에 진입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120원 선까지 내려간 것은 지난해 3월 21일(1127원70전) 후 처음이다.

중국 공산당 최고권력기구인 중앙위원회가 이날부터 29일까지 베이징에서 19기 5차 전체회의(19기 5중 전회)를 여는 것이 원화 가치를 밀어올리는 재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지도부가 회의에서 내놓을 내수경제 활성화와 첨단기술 육성에 대한 시장 기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4일 달러당 1189원60전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달 4일부터 이날까지 환율은 61원90전 떨어졌다. 원화와 비슷한 등락 흐름을 보이는 위안화 가치가 급등한 영향을 받았다.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4.9%를 기록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실물경제에 힘입어 위안화는 하반기 들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락 장기화 땐 4분기 실적 타격”
원화 가치 강세는 통상 수출기업 실적을 갉아먹는 역할을 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 하락하면 수출은 0.51%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도 원·달러 환율이 1% 올라가면 한국 수출이 0.3~0.4% 늘어난다고 추산했다.

원화 강세가 코로나19 이후 모처럼 활기를 띠는 수출에 찬물을 부을 것이라는 우려가 상당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수출은 480억5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7.7% 늘었다. 수출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에 퍼지기 직전인 2월(3.6% 증가) 후 처음이다. 환율에 민감한 자동차의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14.8% 많은 19만3081대로 집계됐다.

지난달 이후 원화가 강세를 이어가는 만큼 가격경쟁력이 약화된 자동차 수출이 조만간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결제 통화가 다양해져서 당장 큰 우려는 없지만 하락이 장기화할 경우 해외 판매량이 줄어드는 등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업체 관계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앞으로도 환율 하락 추세가 이어지면 올 4분기 실적은 기대를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환율이 수출에 미칠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대기업들 상당수가 해외공장 생산 비중을 늘리는 등 환율 변동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해외에서 조달하는 원재료비 부담이 적잖은 화학·정유·철강 업체들은 환율이 내려가면 채산성이 올라가기도 한다. 일부 대기업은 가격경쟁력을 상쇄할 만큼 제품 경쟁력도 올라갔다. 원화 가치 상승으로 외화 차입금 이자비용이 줄어드는 등 일부 ‘부가적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환율보다는 글로벌 수요와 코로나19 전개 흐름이 수출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익환/김일규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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