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거장' 인키넨 "1000명 관객 앞 연주 기대…명연 펼칠 것"

입력 2020-10-30 09:41   수정 2020-10-30 09:43


"KBS교향악단 단원들의 잠재력을 끌어내 명연을 펼칠 겁니다. 단조 곡을 선택했지만 그렇게 우울하지 않습아요. 극적인 전개를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지난 27일 서울 명동 한 카페에서 만난 핀란드 지휘자 피에타리 인키넨(41)은 오는 3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KBS교향악단 특별연주회 '고전-초월'의 객원 지휘를 맡은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지난 15일 귀국해 2주간 자가격리가 끝난 날이었다. 그가 이끌고 있는 악단만 3개. 독일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와 일본 재팬 필하모닉, 체코 프라하 심포니의 수석 지휘자를 맡고 있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라다. 한국을 왜 찾아왔을까.

"관객들이 1000명씩 들어오는 곳은 한국이 유일합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에선 많아야 300명입니다. 이런 공연이 열리면 어디든 가야죠."

인키넨은 이날 연주회에서 브람스의 단조 작품들을 들려준다. '비극적 서곡 d단조'와 '교향곡 1번 c단조'를 연주한다. 손민수의 협연으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4번 G장조'도 들려준다.

그가 한국에서 찾은 건 2006년(KBS교향악단)과 2008년(KBS교향악단), 2009년(서울시립교향악단), 2018년(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인키넨은 20대에 국내 정상급 악단인 KBS향과 서울시향을 객원 지휘할 만큼 젊은 시절 '천재 지휘자'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거장 지휘자 요르마 파놀라가 꾸린 '핀란드 사단' 중 한 명이다.

인키넨은 파놀라와 인연을 맺었던 순간을 되짚었다. "1995년 열다섯 살에 지휘봉을 처음 잡았을 때 파놀라 선생님이 많은 걸 알려줬어요. 청소년 아카데미를 다녔는데 파놀라가 세 명을 따로 불러 가르쳤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마스터 클래스를 거쳐 지금까지 왔어요."

지난 14일 한국을 찾아 온 아누 탈리를 비롯해 서울시향의 상임지휘자 오스모 벤스케 등이 '핀란드 사단'에 속한다. 신성 지휘자 클라우스 마켈라도 핀란드 출신이다.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 핀란드 출신 지휘자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 는 뭘까. 인키네는 교육환경을 꼽았다. "핀란드인의 고집스러움도 한몫했지만 결국 환경이죠. 예전에 지휘 명장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가 "핀란드는 소도시에도 오케스트라가 있다"고 했죠. 악단이 많으니 신예가 나설 무대도 많이 열렸어요."



숱한 무대 경험이 지휘 경력에도 도움됐다는 설명이다. 다양한 레퍼토리를 섭렵해 40대초반의 나이에도 여러 악단을 이끌 수 있다고 했다. "제가 20대일 때 구스타프 말러나 표트르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을 연주한 것을 돌이켜보면 말도 안돼죠. 경험이 부족했는데 어려운 곡을 도전해서요. 이후 한 작품을 여러 번 반복해 하다보니 부족한 부분도 보완되고 성숙해졌죠."

이제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 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낯설었다. 올해 무대를 임하는 자세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예술에 대한 열망은 인간의 본성이죠. 클래식 음악은 호화로운 공연이 아니라 인간에게 꼭 필요한 필수재입니다. 우리의 영혼을 열어준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어요."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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