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자주 연락합시다"…이동국 "잊지 못할 은퇴식"

입력 2020-11-02 17:37   수정 2020-11-03 00:30

프로축구팀 전북현대가 K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날이자 이 팀의 ‘전설’ 이동국 선수가 은퇴한 날인 지난 1일 의외의 인물이 경기장을 찾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었다. 구단의 상징색인 녹색 마스크를 착용한 정 회장은 관중과 함께 이동국을 위해 기립박수를 쳤고, 선수들과 함께 우승 트로피도 들었다.

정 회장은 이어진 이동국의 은퇴식에서 기념패와 내년에 출시될 신형 미니밴(스타렉스 후속모델) 교환권을 선물했다. 이어 “자주 연락합시다”라고 애정 어린 인사도 건넸다. 이동국은 “정 회장의 축구사랑 때문에 지금의 전북이 있다”며 “자동차 선물보다 ‘자주 연락하자’는 얘기가 더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이 경기장을 찾아줘 잊지 못할 화려한 은퇴식이 됐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이동국은 정 회장에게 사인 축구공을 선물했고, 두 사람은 포옹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정 회장과 전북현대의 인연은 10년이 넘었다. 2009년 전북현대가 K리그에서 처음 우승한 뒤 ‘선물’로 클럽하우스를 지원한 게 대표적이다. 정 회장은 우승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당시 최강희 감독에게 “필요한 게 있으면 얘기하라”고 했고, 최 감독은 조심스럽게 클럽하우스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 회장은 흔쾌히 수락했다.

300여억원을 들여 전북 완주에 지은 클럽하우스는 천연 잔디 훈련장과 실내 연습구장, 체력단련실, 재활치료실 등을 갖추고 있다. 2013년 완공 당시 국내에 두 곳밖에 없던 수중치료기기와 고주파치료기, 산소텐트 등 첨단 장비를 갖춘 재활치료실은 ‘작은 병원’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 울리 슈틸리케 당시 국가대표팀 감독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 “세계 어느 곳에 내놓더라도 손색이 없는 시설”이라고 감탄했을 정도다.

정 회장은 2014년 이동국이 전북 유니폼을 입고 통상 100호 골을 넣자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로 초청해 스타렉스 리무진과 아이들 옷을 선물하기도 했다. 구단이 우승하거나 중요한 일을 겪으면 단장과 감독에게 전화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2015년에는 구단 유니폼을 입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원정경기를 직접 관람한 뒤 선수들을 포옹으로 격려하기도 했다.

이듬해인 2016년 최강희 당시 감독이 중국 구단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직접 팀에 남아달라고 권유한 적도 있다. 구단 관계자는 “정 회장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묵묵하게 구단을 후원해왔다”며 “선수들이 필요한 부분을 건의하면 최대한 지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축구 외 양궁, 야구, 농구 등 다른 스포츠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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