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협회장에 내정된 정지원 그 뒤엔 실세로 떠오른 '부금회'?

입력 2020-11-03 17:05   수정 2020-11-04 02:06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사진)이 새 손해보험협회장에 내정된 것을 두고 증권가가 술렁이고 있다. 금융관료 출신이 유관기관장을 하는 게 드문 일은 아니지만 정 이사장처럼 알짜 요직을 세 번 연거푸 하는 건 흔치 않기 때문이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정 이사장의 손보협회장 내정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앞서 손보협회는 지난 2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정 이사장을 차기 협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조만간 열리는 총회에서 회원사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단독 후보이기 때문에 사실상 내정과 다를 바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 이사장은 1986년 재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다. 2015년 공직을 그만둔 뒤 한국증권금융 사장,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일했다. 손보협회장까지 하면 세 번째로 금융 유관 기관장을 맡게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증권금융은 금융위 1급 출신이 갈 수 있는 제일 좋은 자리이고, 거래소 이사장, 손보협회장도 요직”이라며 “저런 자리를 세 번 연속으로 하는 건 1970년대 이후 처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최근에는 관료 출신이 민간 금융기관장을 한 번씩만 하는 경우가 많아 이번 일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한 증권사 임원은 “이명박 정부 때 ‘고금회(고려대 금융인 모임)’, 박근혜 정부때 ‘서금회(서강대 금융인 모임)’가 승승장구했던 것처럼 현 정부에서 ‘부금회(부산 출신 금융인 모임)’가 실세로 떠오른 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부산 대동고를 졸업한 정 이사장은 부금회 핵심 멤버로 알려져 있다.

다른 민간 금융기관도 최근 관료 출신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는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을 하고 있는데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김용환 전 농협금융 회장,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민병두 전 국회 정무위원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민 전 위원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재무부 고위 관료 출신이다.

일각에서는 “납득할 수 있는 인사”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증권사 임원은 “정 이사장은 증권금융 사장 당시 임기를 1년 정도 남겨두고 거래소로 옮겼기 때문에 세 번째 자리라고 볼 수 없다”며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그동안 거래소가 좋은 점수를 받은 걸 감안한 인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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