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는 바이든 승리에 베팅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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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1-04 08:05   수정 2020-11-04 08:14

월가는 바이든 승리에 베팅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모두가 매수에 나섰습니다. 마침내 미국 대통령선거가 3일(미 현지시간) 치러졌고 어쨌거나 불확실성은 걷힐 것이라고 생각한 겁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554.98포인트, 2.06% 뛰었고 S&P 500 지수는 1.78%, 나스닥은 1.85% 올랐습니다. 장 막판 다우는 한 때 700포인트 넘게 오르기도 했습니다.



시장의 방향성은 명확해 보입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이번 주 뉴욕 금융시장 움직임은 ‘블루 웨이브’를 통해 민주당이 대통령과 의회를 장악하고 대규모 부양책을 쏟아낼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라고 정리했습니다.

지난 이틀간 뉴욕 증시에서는 소형주(러셀 2000)이 5%나 올랐습니다. 이른바 대규모 경기 부양 및 물가 상승을 예상한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되살아난 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틀째 상승장이 펼쳐진 것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과 민주당의 상원 승리를 예상한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선 결과라고 풀이했습니다. 변동성지수(VIX)도 급락해 35 아래도 떨어졌습니다.

증시뿐 아닙니다. 미 채권 시장에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장중 0.898%까지 올라 지난 6월8일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2년 물과의 수익률 격차는 2018년 1월 수준까지 벌어졌습니다.
민주당 집권→막대한 부양책→막대한 국채 발행→금리 및 물가 상승이란 예상이 나오기 있기 때문입니다.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인덱스도 전장보다 0.73% 하락한 93.34를 기록했습니다.

국제유가도 이틀 연속 급등해 일주일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12월 인도분 선물은 85센트(2.3%) 오른 배럴당 37.66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대통령 당선자를 결정하는 건 아닙니다. 미국에선 대선 전 90일간 S&P 500 지수가 오르면 현직 대통령이 당선되고 그렇지 않으면 도전자가 당선될 확률이 90%에 가깝습니다. 선거일 전날인 2일까지 S&P500 지수는 하락한 상태였지만, 지난 이틀간 랠리하면서 이날 S&P 500 지수는 플러스로 돌아섰습니다. 이는 그만큼 이번 대선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걸 대변합니다.

결국 개표 결과를 봐야합니다. 한국 시간으로 아침 9시부터 차츰 주별로 결과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2016년 대선을 보면 선거일 당일 밤까지 대략적 개표 결과를 내놓은 곳은 플로리다, 조지아, 아이오와, 네브래스카,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텍사스 등이었습니다. 또 다음날 새벽까지는 애리조나, 메인, 미시간, 네바다,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이 발표를 했었습니다. 이 가운데 플로리다와 조지아,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등이 중요합니다.

가장 눈여겨봐야하는 곳은 플로리다입니다. 바이든 후보가 플로리다를 이기면 예상외로 싱겁게 승부가 끝날 수 있습니다.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등에서 승리해도 굉장히 유리한 국면이 됩니다.



골드만삭스는 "애리조나, 플로리다,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바이든이 승리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투표인단 270명을 모으는 게 어렵게 된다"면서 "이들 주는 모두 일찍 개표 결과를 내놓는 지역이기 때문에 이들 주 결과에 따라 선거일 당일 밤에 당선자가 명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가능성은 적지만 텍사스(2일 밤 개표결과 나올 것으로 예상)에서 바이든이 승리한다면 확실한 민주당 승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이들 주를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이기면 결국 펜실베이니아의 개표 결과를 기다려야합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러스트벨트'의 경합주들인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 중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는 바이든이 4.2%포인트, 6.7%포인트 등 넉넉하게 앞서 있지만,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오차범위 내 1.2%포인트 우위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펜실베이니아가 3일 투표일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를 사흘 뒤인 6일까지 받아 개표하는 주라는 점입니다. 게다가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등은 우편투표가 도착한 대로 개표(이미 개표하고 있음)하지만 펜실베이니아는 투표가 종료되어야 개표를 시작합니다. 이런 우편투표가 무려 250만 표에 달하고 있습니다. 캐시 부크바 펜실베이니아 국무장관은 "개표는 대선 당일 밤 절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인내심을 갖고 개표를 지켜봐달라"고 당부했습니다.

3일 아침 바이든 후보는 손녀딸 피네건, 나탈리의 손을 잡고 펜실베이니아 스크랜튼의 고향집에 갔습니다. 그리고 그곳 거실 벽에 '신의 은총과 함께 이 집에서 백악관으로'라는 문구를 적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펜실베이니아는 바이든의 고향입니다. 그리고 전통적 민주당 강세지역이었습니다. 하지만 농촌 지역이 많은 이곳은 지난 2016년 선거에서 트럼프에게 표를 몰아줬습니다.

과연 펜실베이니아의 개표 결과까지 봐야할까요? 그렇다면 이번 주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뉴욕 증시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지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사흘 뒤 도착하는 우편투표까지 개표하는 펜실베이니아의 관행에 대해 소송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과연 우편투표 결과를 놓고 소송 등 분쟁이 벌어질까요.

이런 개표 결과는 당분간의 장세를 좌우할 것입니다. 정말 큰 혼란이 벌어진다면 불확실성이 다시 투자심리를 뒤흔들릴 수 있습니다. 바클레이스는 혼란이 이어진다면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이 10% 이상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래도 떨어지면 주식 사야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결국 아무리 늦어도 석 달 안에는 바이든이든 트럼프든 둘 중의 하나는 대통령에 오를 테니까요. CNBC의 주식평론가 짐 크레이머가 대표적입니다. 그는 "누가 되든 주가가 당분간 떨어질 것"이라며 이때를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최근 미국 경기를 보면 소비와 고용이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며 "혼란이 벌어져서 부양책이 내년 1월까지 지연돼도 당분간은 미국 경제가 버틸 수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나온 지난 9월 미국의 공장재 수주는 전월보다 1.1% 증가해 예상보다 더 늘었습니다. 2일 발표된 ISM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전월 55.4에서 59.3으로 대폭 상승해 2018년 9월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재확산은 심각합니다. 2일에도 9만3581명 신규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입원율과 사망률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사망자는 2일 540명으로 지난 4월 하루 2000명이 넘는 것에 비하면 적습니다. 비관적으로 보는 이들도 다시 그 때 수준으로 사망자가 치솟을 것으로 보는 이는 없습니다.



그리고 곧 백신 소식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화이자는 이달 중순께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선 소형주뿐 아니라 기술주까지 대부분 주식이 올랐습니다. 페이스북은 1.51%, 아마존과 애플은 각각 1.46%, 1.54% 올랐으며 넷플릭스와 알파벳도 0.64%, 1.31% 상승했습니다.

기술주에 대해선 시각이 엇갈립니다. 민주당 정권이 들어오면 반독점 등 더 강한 규제가 취해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반면 월가에서 공통적으로 매수를 추천하는 주식이 있습니다. 인프라주, 그리고 경기순환주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누가 집권하든 코로나 파동 이후 1000만 명이 넘게 순증한 실업자들을 구제하는 길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 밖에 없다. 기반에 돈을 쏟아 붓고 이에 따라 경기가 살아나면 경기민감주가 본격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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