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임 커진 환율, 당분간 1110~1150원 오갈 것"

입력 2020-11-04 17:25   수정 2020-11-05 02:24

미국 대선이 초박빙 흐름을 이어가면서 한국 외환시장이 4일 급등락 장세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대선 승패의 윤곽이 확실히 잡히기 전까지 급변동하면서 달러당 1110~1150원을 오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만일 대선에서 패배한 쪽이 결과에 불복하고 미국 각지에서 폭력 사태가 일어나는 상황이 발생하면 외환시장은 패닉(공황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원60전 오른(원화 가치 하락) 1137원70전에 마감했다. 이날 장중 환율은 1126원30전~1148원을 오가며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이날 장중 변동폭(21원70전)은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지난 3월 20일(26원20전) 후 가장 컸다.

당초 예상처럼 조 바이든 후보 승리가 유력할 것이라는 기대에 장 초반 환율은 내림세를 보였다. 하지만 오후 들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등 접전 지역에서 승기를 잡고 선전하면서 판세가 불투명해지자 환율이 큰 폭으로 반등했다.

대선의 향방이 갈릴 때까지 이런 변동성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눈치보기식 장세가 이어지면서 환율이 당분간 1110~1150원을 오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누가 당선되든 달러는 약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두 후보 모두 집권 후 경기부양책 카드를 꺼낼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 정책이 미국의 재정적자를 늘려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패한 쪽에서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경우다. 이런 상황에선 외환·주식시장 변동성이 극에 달할 수도 있다. 외환시장에선 2000년 11월 8일 대선 과정에서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앨 고어 당시 민주당 후보가 재검표 여부를 놓고 35일(2000년 11월 8일~2000년 12월 12일) 동안 공방을 벌인 상황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미국 대선 재검표 공방으로 원·달러 환율은 2000년 12월 4일 1217원10전까지 올랐다. 대선일(2000년 11월 8일) 대비 82원80전(6.8%) 급등했다.

정부는 미국 대선이 앞으로 한국 금융시장과 경제에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개표 동향과 이후 전개될 상황별로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도 “미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우리 경제 회복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