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SPV 막차 노린 기업들…연이어 회사채시장 ‘노크’

입력 2020-11-05 11:08   수정 2020-11-05 11:10

≪이 기사는 11월05일(11:0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정부의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운영이 종료될 것을 대비해 지원 대상 기업들이 잇달아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당초 정해둔대로 내년 초 SPV의 자산 매입활동을 끝낸다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미리 현금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신용등급 BBB)은 이달 말 최대 1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공모로 발행할 계획이다. 채권 만기는 2년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번 채권 발행과정에서 SPV로부터 최대 800억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들어온 매수주문이 모집액에 못 미치면, SPV가 주관사인 산업은행을 통해 팔리지 않은 물량 중 800억원어치까지는 책임지고 인수할 예정이다. 두산의 회사채 발행은 올 들어서만 세 번째다.

SK건설(A-)도 비슷한 시기 3년물 1000억원어치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채권 발행은 지난 6월(1500억원) 이후 5개월 만이다. SK건설 역시 두산처럼 투자자 모집과정에서 SPV로부터 지원을 받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SPV 운영이 끝나기 전에 필요한 자금을 최대한 확보해두기 위해 또 한 번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한국은행이 10조원을 출자해 만든 SPV의 활동기간은 6개월로 정해져 있다. 정부가 운영을 연장하지 않으면 내년 1월13일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매입을 종료하게 된다. 기관들이 결산시기에 돌입하는 11월 말부터 12월까지는 회사채 발행이 크게 줄어드는 시기임을 고려하면, 기업들이 SPV를 활용할 수 있는 시기는 이달과 1월 초뿐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이달 예상보다 많은 기업이 채권 발행에 뛰어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업들이 ‘SPV 막차’를 노리고 서둘러 자금 조달에 나서자 SPV의 일몰 시기를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얼어붙은 회사채 투자심리가 아직도 풀리지 않아서다. 지난달에도 파라다이스와 두산인프라코어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채우는 데 실패하는 등 여러 기업이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들어 이날까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팔리지 못한 채권물량은 1조6960억원으로 2015년(1조9780억원)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SPV가 현재 재원 중 1조5000억원가량만 집행했기 때문에 지원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SPV의 지원이 사라진다면 적잖은 기업이 내년 자금 조달계획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질 것”이라며 “회사채시장이 조금 더 안정을 찾을 때까지 SPV의 지원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일/김진성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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