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가을걷이

입력 2020-11-05 17:31   수정 2020-11-06 00:03

어느새 11월이다. 가을이 깊어지면서 왠지 감성적으로 되는 듯하다. 오랜만에 볼 수 있었던 높고 푸른 하늘과 황금빛으로 물들었던 들녘을 보면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른다. 어릴 적 뛰놀았던 경북 예천 삼강변의 아름다운 풍경과 해질녘 강가에서 반짝이던 조약돌은 여전히 잊지 못할 만큼 눈에 선하다. 모든 것이 부족한 때였지만 수확의 계절인 가을이 되면 아이들은 풍성한 먹거리들을 두 손에 쥐어들고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이렇듯 가을 풍경은 풍성하고 넉넉한 마음을 갖게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늦가을의 정취를 잠시 즐기는 사이 벌써 낙엽이 하나둘 떨어지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기 시작한 날씨를 보니 곧 겨울을 준비해야 하나 싶은 마음도 든다. 한 해 한 해 지나갈수록 세월이 더 빨라지는 것 같아 가슴 한편에 아쉬움이 쌓인다. 그렇지만 가을의 끝자락은 지나간 일들을 반추해 보는 소중한 시간으로 여러 가지 단상에 젖어든다.

올해 초 코로나19 소식이 전파와 지면을 타고 전국에 퍼질 때만 해도 모두가 ‘길어야 한두 달’이면 끝날 거라고,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벌써 한 해가 다 가고 있다. 기업에는 그야말로 설상가상의 시간이었다. 경제 한파는 전 국민 모두를 힘들게 했지만 기업을 직접 경영하는 입장에선 더욱 가혹했다. 전 세계적인 셧다운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찾아온 수출 중단과 이로 인한 매출 하락은 곧장 기업을 어렵게 만들었다. 모두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순간 우리나라는 기적처럼 일어서기 시작했다. 코스닥 상장사를 포함해 중소·벤처기업이 생산하는 진단키트가 세계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으로 떠오르는 등 코스닥 기업들은 ‘K방역’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경제는 조금씩 성과와 결실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위기의 순간에는 기존 사업에서 경험하고 축적한 노하우를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변화시키는 지혜가 중요한데, 우리 회사는 제조장비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첨단장비 제조에 응용을 모색하는 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물어 가는 가을 해를 바라보며 이제 우리 기업들도 1년의 결실을 매듭짓고 있다. 매년 말 재무제표를 작성하며 한 해 농사를 결산해 보는 이때 필자도 학창 시절 성적표를 받아든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런데 최근에 이 재무제표 작성과 관련된 회계제도가 많이 바뀌었다. 중소·벤처기업에 과도한 부담이 없는지 잘 살피는 것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어려움을 함께 나누어 극복하는 동주공제(同舟共濟)의 지혜와 기업들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내년에는 더욱 풍성한 수확의 기쁨이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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