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를 도둑 맞았다" 결집 노린 트럼프…과격해지는 지지자들

입력 2020-11-06 15:34   수정 2020-12-06 00:3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대선 불복을 시사하는 기자회견을 연 이후 트럼프 지지자들의 시위가 점점 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밤 미국 전역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과격 시위가 산발적으로 발생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거리에 나선 시위 참여자들은 "(트럼프 대통령) 표를 도둑맞았다"며 이번 대선은 부정선거라고 주장했다.

선거인단 11명이 걸려있는 애리조나주가 대표적이다. 90% 개표 현재 바이든 후보가 50.06%의 득표율로 트럼프 대통령(48.54%)을 1.52%포인트 앞서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이미 바이든 후보가 애리조나를 가져갔다고 보고 있지만, 뉴욕타임스 등 일부 언론은 여전히 승부을 알 수 없다는 판단이다. 애리조나주 마리코파 카운티 개표소 인근에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들기도 했다.

크고 작은 충돌도 빚어졌다. 우파 라디오 진행자인 알렉스 존스 씨가 연설하는 무대 뒤에서 한 남성이 트럼프 대통령을 '나치 돼지'라고 묘사한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가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쫓기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남성은 곧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붙잡혀 둘러싸였지만, 경찰 개입으로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무대 연설에 나선 존스 씨는 현장에 모인 300여명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해 "민주당은 선거를 훔치려고 하고 있다"며 "우리는 반격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바이든 지지자들은 지난 4일부터 모든 투표지의 개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욕 맨하탄에서는 바이든 지지 시위대 25명이 체포됐다. 뉴욕 경찰에 따르면 시위대 중 일부는 흉기, 테이저건, 화약을 소지하고 있다. 거리에 불을 내기도 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시위대가 도심과 고속도로까지 행진해 경찰과 대치하는 일이 벌어졌다. 고속도로 통행을 방해한 시위대 646명은 경찰 조사를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시위를 주도자로 지목된 로드 애덤스 씨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를 훔치지 못 하게 하기 위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콜로라도주 덴버에서는 시위대가 주 의사당과 경찰서를 향해 불꽃놀이용 화약을 던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은 즉각 최루가스와 페퍼 스프레이로 대응에 나섰다. 한 시위 참여자는 "모든 표가 집계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길 수 있다"며 "왜 개표를 반대하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각지 개표소로 몰려들어 우편투표 부정을 주장하며 개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 밖에 피닉스, 디트로이트, 필라델피아, 애틀랜타 등지에서도 트럼프 지지자들이 개표소로 모여 선관위 직원들을 비난했다. AP 통신은 시위가 폭력적이거나 규모가 큰 것은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선관위 직원들이 막무가내식 비난에 괴로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일부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은 신변위협까지 느끼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 선관위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 글로리아 씨는 "시위대가 집까지 차를 타고 쫓아왔다"며 "때문에 아내와 어머니가 많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나 네설 미시간주 법무장관은 "(직원들을)괴롭히고 위협을 주는 전화를 걸지 말라"라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이처럼 지지세를 결집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합법적 투표만 계산하면 내가 쉽게 이긴다"며 "지지자들이 침묵하도록 두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백악관을 지키는 것보다 세력 결집과 확대가 더 중요하다"며 "정치권 바깥에 있는 일반 지지층을 정치세력화해 정당 이상의 세력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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