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년 초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 가능성…'레드라인' 넘나

입력 2020-11-08 10:07   수정 2020-11-08 10:41


미국 차기 대통령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새 행정부가 들어서는 때에 맞춰 핵과 미사일을 내세워 도발한 전력이 많은 북한이 이번에도 '한 방'을 터뜨릴지 주목된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이례적인 친분을 쌓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면서 '파트너'가 바뀌었다는 불확실성 때문에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동기가 더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과거 여러 차례 미국 대선을 전후로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으로 도발했다.

북한은 1992년 11월 빌 클린턴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4개월 뒤인 이듬해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북한은 탈퇴 성명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북핵 특별사찰이 '미국이 이미 짜놓은 각본'대로 이뤄지는 집단 제재라고 주장하고, 한미 연합 훈련 재개에도 강력하게 반발하는 등 미국을 의식하는 모습이었다.

북한은 2004년 11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이듬해 2월 '핵무기 보유 선언'을 했다. 북한의 핵무기 제조와 보유에 관한 최초의 공식 선언으로, 당시 외무성은 이 선언과 더불어 6자회담 참가를 무기한 중단하겠다는 발표도 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당시 2기 부시 행정부를 겨냥해 "미국이 핵 몽둥이를 휘두르면서 우리 제도를 기어이 없애버리겠다는 기도를 드러낸 이상 핵무기고를 늘리기 위한 대책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2008년 1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자 북한은 취임 직후인 이듬해 4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고 5월엔 2차 핵실험을 벌였다.

북한은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을 준비 중이던 2012년 4월과 재선에 성공한 이후인 같은 해 12월에도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또 2013년 2월에는 3차 핵실험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당선 6개월 이후, 재선 3개월 이후에 북한이 핵실험을 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때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대선 레이스가 한창이던 2016년 두 차례 핵실험과 수많은 미사일을 발사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첫해인 2017년에도 숱한 미사일 발사로 긴장을 고조시켰다.

미국과의 관계는 북한이 도발 시점을 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고려요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한이 미국과 대화가 활발하던 2000년과 북핵 6자회담이 한창이던 2008년 대선 때에는 비교적 잠잠하게 넘어갔던 점이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 준다.

북한은 내년 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고강도 도발 가능성도 있지만, 일단은 SLBM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 진수식을 하는 등 유엔 제재를 정면으로 거스르지 않는 저강도 도발로 수위를 조절할 수도 있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에 북한의 도발 패턴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북한이 강한 도발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면 이를 버티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바이든 측에서 북한을 자극할 강경 메시지를 낸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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