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이 돌아왔다"…트럼프 보란듯 유럽 정상들과 '전화외교'

입력 2020-11-11 17:31   수정 2021-02-09 00:04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당선인이 10일(현지시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우방국 정상들과 잇달아 통화하며 ‘정상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에도 차기 대통령으로서의 행보에 나선 것이다. 바이든은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며 트럼프 대통령이 경시하던 동맹관계를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트럼프 불복에도 ‘정상 외교’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세계 지도자 6명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며 “무엇보다 나는 그들에게 ‘미국이 돌아왔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경기장에 돌아왔다”며 “‘미국 홀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동맹을 경시하는 바람에 미국이 동맹국들에 ‘왕따’를 당하며 ‘미국 홀로’ 신세가 됐다고 비판하며 미국 우선주의를 폐기 대상 1순위로 꼽았다. 우방국 정상과의 통화에서도 이를 재확인한 것이다.

바이든은 전날 세계 지도자 중 처음으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통화한 데 이어 이날은 영국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지도자와 통화했다. 모두 미국의 전통 우방이다. 특히 바이든이 첫 통화 상대로 한국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이 아니라 유럽 동맹국을 고른 건 ‘대서양 동맹’ 중시 신호를 보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 과정에서 유럽 우방들을 “적”으로 표현하는가 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 등을 겨냥해 “동맹이 미국을 벗겨 먹는다”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해 논란이 됐다.

유럽 정상들은 바이든 당선을 축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과 각국 정부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내년 영국에서 열리는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정상회의에 바이든을 초청했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만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국제 현안에서 대서양 연안 국가의 협력을 강조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바이든과 10분간 통화하며 기후, 안보, 테러와의 전쟁에서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530여 명 정권인수팀 가동
바이든은 이날 각 정부 부처의 현안과 정책을 점검하고 새 정부 정책 로드맵을 짤 정권인수팀을 출범시켰다. 또 이 팀에서 일할 530여 명의 전문가를 공개했다. 재정 통상 금융 환경 분야 등에 진보 성향 인물을 전진 배치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39개 부처·기관을 분야별로 나눠맡아 들여다볼 예정이며, 이 중 상당수는 새 정부에서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은 트럼프의 불복에 대해 “솔직히 부끄러운 일”이라며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또 “정권 인수 작업은 이미 시작됐고 잘 진행되고 있다”며 “동시에 2명의 대통령이 있을 수 없고 트럼프는 내년 1월 20일까지만 대통령”이라고 했다. 이어 추수감사절인 오는 26일까지 일부 내각 책임자를 지명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권 인수가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당장 연방 총무처가 “아직 승자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정권 인수에 협조하지 않아 바이든은 정보기관의 일일 정보보고조차 못 받고 있다. 정권인수팀은 급여와 출장비를 연방 예산으로 지원받지 못하고 내각 후보자 검증에 필요한 정보 접근도 제한받고 있다. 바이든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대통령, 나는 당신과 대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선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선거일 이후 사흘이 지난 시점까지 접수된 우편투표가 1만 표에 그쳤다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이 지역 투표 격차가 4만5000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투표일 후 접수된 우편투표분이 모두 무효 처리돼도 바이든의 당선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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