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드 재킷 입고, 빨간 립스틱 바르는 男…중성미에 반하다

입력 2020-11-12 17:06   수정 2020-11-13 02:30


‘화장하는 남자들, 군복 입는 여자들.’ 지금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비비크림을 바르는 남성을 두고 “괴상하다” “너무 튄다”고 했었다. 하지만 요즘엔 비비크림을 마치 선크림처럼 바른다. 립스틱을 바르는 남성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반면 ‘남성다운 스타일’을 ‘멋스럽다’고 생각하는 여성도 생겼다. 군복 같은 디자인의 워크웨어를 선호하는 여성이 늘었다.

그야말로 ‘중성적 매력의 시대’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남성 모델은 치마를 입은 채 화보를 찍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지방시의 여성 모델은 통 큰 바지에 워커를 신고 무대를 활보했다. 성(姓)의 구분이 없는 ‘젠더리스’가 패션, 뷰티 할 것 없이 큰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물론 아직 대중적이진 않다. 미래 트렌드를 예상해 한발 앞선 스타일을 선보이는 패션업계와 뷰티업계의 특성이 반영돼 있다. 재능있는 젊은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 프라이즈’의 당선 디자이너들을 봐도 남성복과 여성복의 구분이 없어졌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최근 잘나가는 베트멍, 발렌시아가, 구찌 같은 브랜드도 남성복과 여성복을 섞어 무대를 꾸민다. “남자가 입든 여자가 입든 아름다운 옷을 만드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지드래곤은 샤넬의 트위드 재킷을 즐겨 입는다. 샤넬은 남성 메이크업 라인 ‘보이 드 샤넬’을 선보이면서 “아름다움은 성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스타일에 관한 것이다”고 선언한 바 있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중성적 매력은 투자할 가치가 있는 키워드가 됐다. 뷰티 인플루언서들의 기획사로 불리는 멀티채널네트워크(MCN) 기업 레페리는 올초 ‘젠더 뉴트럴(성 중립)’ 색조 브랜드 ‘라카’에 15억원을 투자했다. 라카가 출시한 눈썹 화장용 제품 와일드 브로우 셰이퍼는 출시 5일 만에 국내에서 완판됐다. 출시 2주 만에 일본과 대만에서도 품절됐다.

강다니엘은 빨간색 지방시 뷰티 립스틱을 바르고 화보를 촬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젠더의 경계를 허무는 데 제가 특별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다양함은 너무나 당연하게 존중받아야 하는 가치니까요.”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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