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오라는 시어머니, 체면 좀 살려 달라네요" [와글와글]

입력 2020-11-14 08:33   수정 2020-11-14 08:35



주부들이 자주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이때만 되면 등장하는 글이 있다. 바로 '김장'에 관련해서다.

30대 초반 A 씨는 결혼 1년 차다. 남편은 자영업을 하고 A 씨는 현재 프리랜서다. 그래서인지 갑작스럽게 시어머니에게서 '헬프'를 요청하는 전화를 자주 받는다.

A 씨는 최근 시어머니로부터 "아가~ 다음주 월, 화요일에 김장 하려고 한다. 월요일 아침에 와서 배추 절이고 화요일에 속 넣고 보쌈 해먹고 놀다가 가면 어떻겠니"라는 말을 들었다.

프리랜서라곤 하지만 A 씨는 평일 9시부터 16시까지 근무를 해야 했다. A 씨는 시어머니에게 "월, 화요일 낮엔 일을 해야해서 안 될 것 같아요 어머님~ 차라리 화요일 저녁에 B(남편)과 함께 가는게 어떨까요?"라고 물었다.

시어머니는 설득되지 않았다. 통화만 1시간이 넘도록 길어질 뿐이었다.

시어머니는 "다른 엄마들도 오는데 며느리가 있어야 내 체면이 서질 않겠니. 와서 엄마 체면 좀 살려 달라"며 화를 냈다.

A 씨는 "월요일 화요일 낮엔 일해야 하니 못 가겠다는 거고, 김장을 안가겠다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다"라며 "내가 뭘 잘 못 생각 한 건가?"라고 토로했다.

남편 시간도 안된다고 하자 시어머니는 "자영업하니 고객들과 신뢰가 있지 않니. 가게 닫기 어려우니 너라도 와야지. 프리랜서라며, 시간 조정 안되느냐"라고 말했다.

A 씨는 "시어머니 김치 받아 먹는 사람들은 우리집, 시누이, 어머님네 큰 어른, 작은 시누이네인데 딸들은 참석 안해도 며느리는 꼭 와야 한다고 한다"며 분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이건 아니다 싶으면 말하는 타입이지만 신혼초인 지난해는 혼자서라도 갔었다. 노력 해보지도 않고 싫다고 하는 건 도리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어서다. 시어머니는 한두번은 양보해야 하지 않겠냐며 올해까진 오라고 강요했다. 그럼 내년에 안와도 되냐고 물으니 대답을 못하셨다"고 설명했다.

A씨는 또 "통화 말미에 내년부터 김치 친정에서 갖다 먹을 거라고 하니 노발대발 하셨다. 친정 김치든 시댁 김치든 갖다 먹으려거든 둘 다 오라신다. 솔직히 김치 안 받아 먹어도 된다. 요즘 사 먹는 김치도 맛있다"며 분노했다.

네티즌들은 "그동안 며느리 없어서 김장 어떻게 했나", 시어머니 참 답도 없다. 일 하는 사람한테 김장 오라니. 프리랜서 무시하느냐", "시어머니 논리라면 김치 받아먹는 사람 다 와야 하는데 딸들도 오라고 연락하라", "김장이랑 체면이랑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 "본인이 그렇게 살아 왔으니 잘못된 거라고 모르는 거다", "한번 가면 계속 가야 한다", "친정 김치 받아먹는 다는 말 하지 말고 그냥 필요 없다고 하고 사먹어라. 안 좋은 소리 들어가며 왜 부르는지 모르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대상 종가집 '올해 김장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2%가 김장 포기를 선언했다. 김장 경험이 있는 주부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은 고된 노동과 김장 후유증으로, 75.1%가 이 문제를 꼽았다.

올해 김장을 포기한다는 주부들 중 '포장김치를 구입해 김장을 대체하겠다'는 답변은 62.6%로 지난해 58%보다 4.6%포인트 증가했다.

'김포족'(김장포기족)들이 늘어나는 이유로는 고된 노동과 스트레스가 걱정돼서(31.2%)'가 가장 많았고, '긴 장마로 배추 등 채소값이 비싸서(28.1%)', '적은 식구 수로 김장이 불필요해서(16.4%)' 등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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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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