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벼랑 끝 자영업, 구조조정 동반돼야

입력 2020-11-17 18:00   수정 2020-11-18 02:32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잠시 주춤하던 확진자 수가 세계적으로 연일 증가함에 따라 유럽 곳곳에서 봉쇄령이 내려지고 있다. 한국도 확진자 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이런 추세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 코로나19 감염자 한 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재생산지수가 1.1을 넘어선 가운데 확진자 수가 2~4주 안에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따라서 정부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지역에 따라 격상할 것으로 보여 가뜩이나 힘들게 지탱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다.

지난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8월 비임금근로 부가조사’에 따르면 8월 기준 비임금근로자는 약 664만 명으로 전년 대비 16만 명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임금근로자는 1주일에 18시간 이상 가족이 경영하는 사업체에서 무료로 일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무급가족종사자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로 구분된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36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17만2000명 줄었지만,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19만3000명으로 오히려 전년 대비 6만6000명 늘어났다. 직원에게 드는 비용을 감당하면서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사장님’들이 모두 내보내고 혼자 운영하게 됐거나 그것조차 힘들어져 폐업한 자영업자가 1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다.

연령별로 보면 자영업자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40대와 50대의 감소폭이 각각 10만4000명과 14만 명에 달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업종별로 도소매업의 비임금근로자가 9만5000명 감소해 가장 컸고, 건설업이 4만1000명, 숙박음식점업이 2만8000명 순으로 감소했다. 조사에 따르면 1년 이내에 사업을 그만두겠다는 자영업자가 54.7%에 달해 비임금근로자 수는 더 감소할 전망이다.

2019년 기준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약 25%로 미국 6.3%, 영국 15.4%, 독일 10.2%, 일본 10.4%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경제의 특징은 노동시장이 유연하지 못하거나, 조세 회피의 가능성이 크거나, 사회적 안전망 수준이 미흡한 경우 등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직장 은퇴 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소규모 창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자영업자를 둘러싼 문제를 코로나19 탓으로 돌리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1955~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2015년 이후 본격화하고 조선업을 비롯한 산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발생한 이직자들이 동네 치킨집으로 대표되는 영세자영업에 진출하면서 이미 포화상태인 시장이 과당경쟁으로 접어들게 됐다.

구조조정이 절실했지만 비경제적 논리에 밀려 미뤄지던 차에 현 정부가 밀어붙인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해 아사 직전에 이른 자영업자들에게 올 초 코로나19 사태는 결정타였다. 급격한 매출 감소와 비대면 거래 활성화는 재무구조가 열악한 대부분의 자영업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상을 입혔다. 현재 유예되고 있는 금융권의 대출금도 언젠가는 상환해야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그 피해가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타격이 큰 업종별로 정부지원금이 수혈되고 있지만 지속할 수 없다는 점에서 구조조정이 동반되지 않는 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구조조정은 위기에 할 수밖에 없다. 레드오션이 돼버린 과당경쟁 업종에 한해서 진입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고, 폐업을 원할 경우 그 비용을 제공함으로써 퇴출이 용이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언택트 시대에 장래성이 있는 업종으로 전업할 수 있는 맞춤교육과 금융지원 패키지를 선별적으로 만들어 지원할 필요가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삶을 지속할 수 있는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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