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시대 돌아온다…내년 수요 회복 기대에 철강주 '기지개'

입력 2020-11-18 15:54   수정 2020-11-18 16:20


올해 포스코 실적은 예측불가였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1~3분기 내내 큰 폭으로 빗나갔다. 1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16% 웃돌고, 2분기는 24%나 밑돌았다. 3분기엔 39%나 웃돌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예측력이 떨어진 탓이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철강 수요가 급감하면서 철강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다.

이달 들어 판도는 달라지고 있다. 철강주가 반등하고 있다. 4분기에 들어서며 실적의 바로미터가 내년도로 옮겨간 영향이다. 코로나19 백신의 등장, 각 국의 확장적 재정정책, 중국의 경기 회복세 이 모든 것이 내년도 철강 수요의 회복세를 가리키고 있다.
◆내년도 철강 수요 회복 기대
포스코는 18일 23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14.66% 올랐다. 하반기 내내 20만원 전후에서 박스권 흐름을 보이다가 코로나19 이전 수준 주가를 회복했다. 이달 들어 17일까지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022억원, 463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11.76%), 동국제강(14.52%), 세아베스틸(7.57%), 한국철강(11.54%), 대한제강(33.74%) 등 철강주가 줄줄이 강세였다.

올해 억눌렸던 철강 수요가 내년엔 반등할 전망이다. 세계철강협회(WSA)는 최근 내년 세계 철강 수요가 17억9500만t으로 올해(17억2500만t) 대비 4.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올해 2.4% 감소했던 철강 수요가 내년엔 반전한다는 관측이다.

중국 철강재 가격도 강세다. 중국 철강재 가격 강세는 국내 고로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실적에 긍정적이다. 중국 내 열연·냉연·후판·철근 등 대부분 강재가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중국의 경기 회복세로 건설·부동산 수요가 꾸준히 늘어난 영향이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중국 철강재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호주 철광석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가격 상승에 힘을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철강주 전망은
수요 회복 기대에 힘입어 양대 고로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실적 전망은 밝다. 포스코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올해 전망치보다 50.3% 많은 3조4599억원이다. 가격 호재를 반영해 1개월전 전망치(3조1695억원)보다 9.1% 늘었다. 현대제철도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5176억원으로 올해 전망치보다 372.7%나 늘어날 전망이다.

포스코는 수급 전망도 긍정적이다. 내년 4월까지 예정됐던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17일까지 6260억원 가량 이뤄졌다. 아직 3740억원의 자사주 매입 여력이 남았단 얘기다. 배당 매력도 있다. 17일 종가기준 기대 배당수익률이 4.18%로 현대제철(2.33%), 세아베스틸(2.90%) 등보다 높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최정우 회장이 현금흐름 중시 경영을 강조하면서 올해 코로나19 위기 가운데서도 각종 재무지표가 안정적이란 평가다.

중소형 철강주는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포스코 밸류체인인 포스코강판, 문배철강, 삼현철강, 대동스틸, 금강철강, 경남스틸 등은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질 전망이다. 세아베스틸같은 고부가가치 철강 제조업체들도 내년도 전망이 밝다.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 증가에 따른 수혜 기대가 있는 선재 관련 업체들도 주목할 만 하다. DSR제강, 영흥, 고려제강 등이 대표적 종목이다.

문제는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다. 중소형 철강주는 대부분 전기로를 사용한다. 중국 철강 가격이 올라도 전기료가 싼 중국 업체들과의 원가경쟁력에서 밀리기 쉽다. 올해 이들 업체들이 가동률 조정을 통해 시장 기대보다 나은 실적을 낸 점이 내년엔 역기저효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홍성우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이 기대보다 좋았던 중소형 철강주들은 오히려 내년 실적 기대가 낮아질 것”이라며 “주가 차원에서 중소형주보단 고로사인 대형 철강주에 주목할 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 국면에서 철강주의 업체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환경규제 강화 리스크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제 봉쇄가 재개되면 기대만큼 철강 수요가 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재확산이 오히려 각 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더 큰 문제로는 환경 규제 강화가 꼽힌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등장이 예고되면서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부턴 파리기후협약 체제도 시작된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탄소 배출량의 7~9%를 차지하는 철강 업종에는 친환경 트렌드가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수소환원 제철공법이나 탄소 포집 등 탄소감축 신기술에 투자할 여력이 있는 대형 업체들에겐 새로운 진입장벽을 쌓는 기회"라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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