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5조弗 폭증…코로나發 '부채 쓰나미'

입력 2020-11-19 17:15   수정 2020-11-20 01:35

글로벌 부채가 올 들어 9월까지 15조달러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정부 및 기업이 빚을 대거 끌어 쓴 탓이다. 신흥국 중에서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는 국가가 쏟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제금융협회(IIF)가 18일(현지시간) 발표한 ‘부채 쓰나미의 공격’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누적 부채가 연말 277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 1~9월에만 15조달러 불어났다. 작년 말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비중은 320%였으나, 올해 말 365%로 치솟을 것이란 게 협회 추산이다. IIF는 70개국, 450여 개 금융회사가 참여하고 있는 비영리 단체다.

각국 정부와 공공기관이 구멍난 예산을 메우려고 국·공채를 대거 발행했고, 기업들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차입을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3~4월 네 차례에 걸쳐 2조8000억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 예산을 책정했고, 대부분 국채를 발행해 충당했다.

자금 여력이 달리는 신흥국엔 부채 압박이 가중될 것이란 관측이다. 신흥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올 들어 26%포인트 급증해 250%에 육박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만 7조달러에 달한다. 이 중 15%는 달러표시 채권이어서 환변동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신흥국 정부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갑자기 치솟았다”며 “코로나가 재확산해 부채 줄이기에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선진국 모임인 G20(주요 20개국)에서 46개 최빈국의 올해 돌아온 채권 만기(50억달러 규모)를 연장해줬으나 역부족이란 설명이다.

일부 신흥국은 잇따라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있다. 벌써 아프리카 잠비아 등 6개국이 “더 이상 빚 갚을 돈이 없다”며 디폴트를 선언했다. 차입금 이자도 못 낼 정도로 세수가 형편없이 줄었다는 것이다. 투자은행 JP모간의 루이스 오거니스 신흥시장연구 책임자는 “빚이 지금 같은 속도로 늘어나면 신흥국이 더 큰 침체를 맞을 수 있다”며 “경제활동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좀비 기업·은행도 쏟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선진국 상황도 녹록지 않다. 선진국의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현재 432%다. 올 들어서만 50%포인트 뛰었다. 선진국 부채 중 절반은 미국이 지고 있다. 작년 말 71조달러였던 미국 채무는 올해 말 80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각국의 부채 증가 속도는 더 문제다. 2012년부터 4년간 세계 부채가 6조달러 늘었는데, 2016년부터 같은 기간엔 52조달러 폭증했다. 에머 티프틱 IIF 연구원은 “GDP 증가율이 매년 비슷한 상황에서 빚만 예상보다 훨씬 빨리 불어났다”며 “빚 갚을 능력도 점차 줄고 있다”고 걱정했다. IIF는 보고서에서 “모든 국가가 경제활동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부채를 감축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신흥국 공공부채가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며 금융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는 국가가 35곳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세계 경제가 1~2년 안에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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