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스타트업 자본시장에 물줄기 내자"…사막의 강 뜻하는 아랍어 '와디'서 따와

입력 2020-11-20 17:17   수정 2020-11-21 01:44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쉽게 투자자를 만날 수 있는 투자 플랫폼을 구축하겠다.”

국내 크라우드 펀딩 1위 업체 와디즈의 신혜성 대표(사진)가 안정된 직장인 산업은행을 뛰쳐나와 2012년 회사를 창업하면서 내건 청사진이다. 그는 금융권에서 일하면서 자본시장의 돈이 필요로 하는 곳에 가지 않고 안전한 딜(거래)에만 흐른다고 느꼈다. 당시 소셜미디어 혁명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던 시기였다. 신 대표는 ‘온라인으로 새로운 아이디어에 자금을 수혈하는 플랫폼을 만들자’고 결심했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차별화된 사명을 고민했다. 회사의 청사진을 담아내면서 기억하기도 쉬운 이름이 필요했다. 그러다가 사막의 강을 뜻하는 아랍어 ‘와디’를 떠올렸다. 와디(wadi)는 사막 같은 건조한 지역에서 평소에는 마른 골짜기지만 큰비가 오면 물이 흘러 강이 되는 지형을 뜻한다. 스타트업처럼 새로운 시도를 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사막 같은 자본시장에 많은 물줄기를 내자’는 의미를 담아 와디의 복수형인 ‘와디즈(wadiz)’로 정했다. ‘what is’라는 중의적인 의미도 담겨 있다. 혁신 제품을 소개하는 와디즈의 역할을 압축해 표현했다. 와디즈의 경기 판교 사옥 회의실에도 나일, 허드슨, 템스 등 세계에서 유명한 강 이름이 붙어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군중(crowd)’과 ‘자금 조달(funding)’을 합친 말로,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금융 기법이다. 돈도 유통망도 없는 스타트업에 크라우드 펀딩은 자금 조달 창구이자 시장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투자자로서는 새로운 아이디어 제품을 먼저 만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장이다.

2013년 리워딩형(보상형) 펀딩 사업을 시작했다. 리워딩형은 펀딩에 참여한 투자자(서포터)에게 보상으로 제품 및 서비스를 돌려주는 것이다. 주로 기존 시장에서 찾기 어려운 제품을 투자자에게 제공한다.

2016년에는 국내 1호 온라인 소액투자 중개업자로 등록해 ‘증권형(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에도 진출했다. 증권형은 스타트업의 주식 또는 채권에 투자하고 사업 성과에 따라 배당받는 엔젤 투자의 일종이다. 기존 금융시장에서 투자 유치가 어려운 업체를 와디즈가 1차적으로 심사해 투자자에게 선보이는 형태다. 지난 5월엔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IR 서비스(스타트업 찾기)’도 선보였다. 와디즈 모바일 앱을 통해 누구든 관심 있는 스타트업의 IR 자료를 보고 투자하고, 스타트업도 IR 자료를 요청한 투자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게 꾸몄다.

와디즈를 통해 매달 800~900건의 프로젝트 제품이 소개된다. 누적 프로젝트는 2만 건을 넘었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2만 개 업체가 세상에 선보였다는 의미다. 창업 이후 와디즈의 누적 중개액도 4000억원을 넘었다.

와디즈는 국내 크라우드 펀딩 시장을 평정하며 ‘차세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신한금융투자와 미래에셋대우를 공동주관사로 선정하며 기업공개(IPO) 준비에도 나섰다. 투자업계에선 와디즈의 기업 가치를 1조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 대표는 ‘2021년 이후’로 상장 시점을 잡고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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