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리처럼 '비혼 출산' 원해요"…2030 여성들 동조하는 까닭

입력 2020-11-22 12:22   수정 2020-11-22 13:00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가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한 사례가 나오자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비혼 출산'에 호응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개인의 삶이 박탈될 것을 우려해 출산을 원치 않았으나 이번 사유리 사례를 계기로 대안을 고민해보게 됐다는 설명이다.

22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만 20∼39세 63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생애전망 인식조사를 보면 청년 여성들은 '결혼'과 '자녀 갖기'를 노동자로서 생존을 위협하는 '위험한 사건'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가정이 아닌 노동 중심의 개인화된 삶을 기획하고 있었다. 때문에 '우선 결혼해서 많이 낳으라'는 정책 메시지는 효력이 없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청년기 삶의 과업 중요도 조사에서는 남녀 모두 '일'과 '개인생활'을 '파트너십'이나 '자녀'보다 중요시했다.

'일'에 부여한 점수는 여성이 36.2점, 남성이 35.9점이었다. '개인생활'은 각각 29.5점과 26.6점으로 역시 여성에서 더 높게 집계됐다.

반면 '파트너십'(여성 21.7점·남성 23.3점)과 '자녀'(여성 12.6점·남성 14.1점) 항목은 남성의 중요도 점수가 더 높았다.

'원하는 일·직업을 유지하는 데 결혼이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응답한 비율도 여성 50%, 남성 24.8%로 남녀 차이가 컸다.

청년 여성들은 또 가정을 꾸릴 때의 위험을 파트너(배우자)가 적극적으로 나누지 않는다면 자녀 갖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청년 여성들은 출산의 전제조건으로 '파트너의 양육 참여'(78.6%), '공평한 가사 분담'(73.7%), '파트너의 출산휴가·육아휴직'(69.2%) 등을 꼽았다.

반면 남성들은 '나보다 나은 삶을 물려줌'(75.4%), '나의 경제적 준비'(73%), '나의 안정적인 일'(71.2%) 등 자신의 경제적 안정성과 관련된 조건을 중요시했다.

김은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에서 여성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와 자녀를 갖지 않는 이유는 동일한 방향을 가리킨다"며 "결혼제도로 형성되는 불평등한 관계가 비혼과 저출산 모두의 원인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젊은 여성들에게 결혼하지 않고도 자율적인 삶을 누리면서 아이를 갖는 사유리의 사례는 하나의 대안으로 다가올 수 있다.

실제로 비혼 동거와 비혼 출산 등 대안적 가족 형태에 대한 공감대가 넓어지는 분위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다'에 동의하는 청년 여성 비율은 2008년 52.9%에서 2018년 72.2%로 높아졌다.

비혼 출산에 동의한다는 응답 비율도 같은 기간 26.2%에서 36.3%로 올랐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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