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환의 모험자본 포커스] 크루즈사 부활에 베팅한 TPG와 CPPIB

입력 2020-11-23 10:12  

≪이 기사는 11월20일(04:0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9일 화이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3상 결과가 긍정적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후 글로벌 증시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습니다. 우연찮게도 같은 날 글로벌 사모투자 업계선 한 뉴스가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글로벌 사모펀드인 TPG캐피털와 대체투자 업계의 '큰 손'으로 불리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화(CPPIB)가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유럽 크루즈 선사 '바이킹 크루즈'에 투자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바이킹 크루즈의 발표에 따르면 TPG와 CPPIB는 이 회사에 5억 달러 가량을 새롭게 투자했습니다. TPG와 CPPIB는 2016년 이 회사에 5억 달러를 투자해 약 17%의 지분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이번 투자까지 포함하면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 가량을 투자한 셈입니다.

바이킹 크루즈는 76척의 강 유람선과 6척의 크루즈선을 보유한 글로벌 크루즈 선사입니다. 유럽, 미국, 아프리카, 중국, 동남아시아 등의 주요 강변 도시를 중심으로 한 유람선 사업과 전 세계 노선을 항해하는 해양 크루즈 사업이 이 회사의 핵심 사업축입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 유행으로 바다와 강을 가릴 것 없이 관광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항공, 호텔, 테마파크 등과 함께 최악의 시절을 보내고 있는 산업군입니다.

두 글로벌 투자기관의 투자를 두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타격을 입은 크루즈 산업의 부활에 베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여전히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가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하며 위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백신 개발 등 호재가 혼재된 상황에서 아직 기업가치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산업군을 저가 매수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이킹은 이번 투자 유치를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매일 모든 승무원과 승객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을 받을 수 있는 규모의 진단·의료 시설을 설치하고, 크루즈 여행에 맞춘 방역 프로토콜을 정립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투자를 주도한 폴 해크웰 TPG 소비자 투자부문 공동대표는 "바이킹 크루즈는 업계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안전한 여행을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다변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톨스타인 헤이건 바이킹 크루즈 회장은 "40여년의 크루즈 산업의 역사는 어려운 시간이 더 큰 혁신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며 "우리도 이번의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만들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아직은 이런 투자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속단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여전히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크루즈선의 항행이 금지된 가운데 카니발 크루즈라인, 로열캐리비안 크루즈, 노르웨이지안 크루즈라인 등 메이저 크루즈 선사들은 제대로 된 영업을 하지 못하며 매달 수억 달러의 손실을 입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지금 이 순간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여행' 관련 자산을 투자할 수 있는 적기라는 생각을 글로벌 운용사들과 연기금들은 하고 있습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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