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코로나19는 여전히 변수입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미국 일부 지역에는 다시 봉쇄 조치가 내려졌죠. 백신과 관련한 긍정적인 소식이 연이어 나오지만 여전히 코로나19는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도 블랙록은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와중에 백신에 대한 희망도 공존하기 때문에 경제에 영구적인 상처(permanent economic scarring)를 입히진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IT기업 비중 차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 패일 블랙록자산운용 글로벌 최고 투자 전략가는 “미국은 기술(반도체, 소프트웨어), 의료 등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의 점유율이 높다”며 “IT와 통신서비스는 MSCI미국지수 시장가치의 거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유럽은 11%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이들은 건실한 재무제표를 보유하고 현금흐름 창출력이 뛰어난 ‘양질의 기업들’입니다.
반면 유럽은 금융기업의 비중이 높습니다. 문제는 세계적으로 저금리 환경이 장기화되고 있어 금융주에 대한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죠. 엘가 바르치 블랙록자산운용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새로운 활동 제한조치는 앞으로 몇 달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유럽의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도 구조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유럽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춘 지 3주만에 다시 한 번 ‘비중축소’로 등급을 하향조정한 이유입니다.
다만 아시아 지역에서 일본은 제외했습니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처럼 경기순환적 상승으로부터 많은 이익을 얻지 못할 수도 있고,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달러 약세때문에 엔화 가치가 상승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미국 주식을 강조한 이유는 생각만큼 재정부양책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견고하게 버텨줄 양질의 기업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블랙록은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투자하면 포트폴리오의 복원력을 높일 수 있고 수 년동안 우수한 수익률을 낼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이 효과는 더 커졌다”고 밝혔습니다. 위기를 이겨내는 ‘진정한 회복력(Real resilience)’. 블랙록자산운용의 올해 투자 테마이기도 합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