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1등' 제주맥주, 매출 3배로 뛴 비결은

입력 2020-11-24 17:28   수정 2020-12-02 15:15


수제맥주 제조기업 제주맥주가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한다. 국내 수제맥주업체 중 최초의 기업공개 사례다.

2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들어가기 전 거래소로부터 상장 자격을 갖췄는지 평가받는 단계다. 예비심사에 두 달 이상 걸린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르면 내년 상반기 증시 입성이 가능하다. 이 회사는 836만2000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상장 예정 주식 5574만5030주의 15% 수준이다. 대신증권이 상장주관 업무를 맡고 있다. 제주맥주는 상장 직후 10여 개국에 수출을 본격 추진한다는 목표다.
주세법·코로나19 수혜
제주맥주는 2015년 제주브루어리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본사는 제주도 한림읍에 있다. 미국 유명 수제맥주 브랜드 브루클린과의 제휴로 설립, 주류 유통업에 진출한 뒤 2017년 맥주 제조 면허를 등록했다.

이후 제주위트에일, 제주펠롱에일 등을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제주맥주는 공장이 제주도에 있어 물류비 등이 많이 드는 고비용 구조다.

하지만 국내 수제맥주업계에서 유일하게 로컬리티를 살려 ‘제주로부터 온 맥주’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초기부터 구축했다. 카브루,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플래티넘 등 다른 수제맥주업체가 외식용 채널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성장한 것과 차별화된 전략이다.

제주맥주는 또 서울 연남동과 부산 등에 ‘서울시 제주도 연남동’ 등의 팝업스토어를 장기간 열면서 초반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제주를 찾는 소비자들에겐 브루어리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제주도 여행이 늘어나면서 제주도에서 만든 맥주라는 브랜드 정체성이 더 강화됐다”고 밝혔다.

제주맥주는 올 들어 훨훨 날고 있다. 지난해엔 매출 151억원에 영업손실 91억원, 당기순손실 118억원을 냈다. 그러나 지난해 주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세금 부담이 줄었고 편의점 등 유통 채널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여기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가정에서의 맥주 소비가 늘면서 올 상반기에만 14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을 뛰어넘는 규모다.

업계는 이 같은 추세면 내년엔 첫 흑자 전환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제주맥주는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테슬라 요건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적자 기업이라도 성장성이 있다면 상장을 허용해주는 특례 상장 제도다.
최초 상장…기업 가치가 관건
관건은 기업 가치다. 제주맥주는 지난 9월 벤처캐피털을 대상으로 140억원의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를 유치할 당시 기업가치를 1000억원대로 평가받았다. 우신벤처투자와 스톤브릿지벤처스 등 기존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최근 보유하고 있던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전환사채(CB) 전량을 보통주로 전환했다.

전환된 물량은 약 240만 주로 전체 발행 주식의 5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RCPS와 CB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부채비율이 줄어 재무 건전성이 개선된다.

투자자들은 상장 시 2000억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식음료업종 특성상 성장 잠재력이 크지 않은 데다 사업 규모가 영세하다는 점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올해 수익 구조 개선 여부가 기업 가치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광고선전비, 판매촉진비 등 123억원에 달하는 판매관리비를 줄이고 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지를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제맥주 제조사 중 국내 최초의 상장 사례라는 점도 기업가치 산정 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에는 비교 기업이 없어 해외 기업과 견줘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맥주 최대주주는 문혁기 대표가 설립한 엠비에이치홀딩스로 지분율은 18%다. 이 밖에 에스비에스네오파트너스와 원앤파트너스, 포레스트파트너스, SBI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등이 FI로서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전예진/김보라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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