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조국, 음료 한 박스도 뇌물 간주하면서 유재수 앞에서는 왜"

입력 2020-11-24 18:25   수정 2020-11-24 18:28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4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관련해 "애먼 양복과 사이다 박스를 내세워 자신의 청렴함을 강조하면서 슬쩍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조국이 또 궁시렁대는 모양인데. 터놓고 얘기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진 교수는 "조국 전 장관이 (동양대 총장의) 양복을 거절한 것은 적절한 행동이었다"면서 "어디까지고 호의고, 어디까지 뇌물인지 그 구별이 늘 분명한 것은 아니니까 그럴 때는 일단 거절하는 것이 옳다"고 적었다.

이어 "다만, 서로 혼담이 오갈 정도로 절친한 가문에서 취임 축하용으로 보낸 양복과, 그 집 아들이 좋아한다 하여 특별히 챙겨 보내준 사이더 한 박스까지도 뇌물로 간주하는 그 투철함이 왜 유재수가 받은 명백한 뇌물 앞에서는 왜 그리 힘없이 무너졌는지"라며 "3년 동안 묵혀두었던 그 일을 하필 판결을 앞둔 이 시점에서 새삼 꺼내든 이유가 무엇인지. 그게 왠지 구차하고 치졸한 변명처럼 들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뇌물의 노릇을 할 만한 것은 거절당한 양복이나 아들에게 준 사이다 박스가 아니라, 정경심씨의 교수직이었을 것이다"라며 "그가 그 일로 심리적 부담을 느꼈다면, 그 역시 고작 양복이나 사이다 박스가 아니라, 그 때문이었다는 것이 본질이다"라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이다’ 1박스를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내가 2017년 민정수석비서관이 된 후 최 총장이 내 아들이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보내준 음료”라고 적었다.

그는 “잊고 있다가 창고에 처박혀 있던 것을 찾았다. 당시 최 총장이 나를 위해 양복을 맞춰주겠다면서 재단사를 보내겠다는 것을 단박에 거절하자, 이 음료가 배달됐다. (가액상 김영란법 위반은 아니다) 이후 입도 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진 교수는 "쓸 데 없는 언론 플레이는 안 했으면 좋겠다"면서 "조국 교수, 본인이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머리가 좋지 않다. 판결을 앞두고 갑자기 총장 얘기를 다시 꺼낸 것은 (1) 정경심은 총장의 음모의 희생양이다, (2) 이렇게 청렴한 내가 유죄수 감찰을 무마했겠느냐, 이 얘기를 하려는 것이다. 속들여다 보이니 그만하자"고 적었다.

최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 등의 재판의 심리는 마무리됐다. 내달부터는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혐의 심리가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지난 20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과 백원우 전 민정수석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의 9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을 끝으로 '유재수 감찰무마 지시' 사건 심리는 일단락됐다.

유씨는 2010∼2018년 투자업체나 신용정보·채권추심업체 대표 등 4명으로부터 모두 4000여만원 상당의 금품과 이익을 수수하고 부정행위를 한 혐의(뇌물수수·수뢰후 부정처사·청탁금지법 위반)로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됐다.

조 전 장관은 민정수석 당시 국회 운영위에 나와 유 전 부시장의 비위 혐의에 대해 "근거가 약하고 프라이버시 영역이다"라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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