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통신 진짜네' SKT, AI반도체 내놨다…데이터센터용칩 첫선

입력 2020-11-25 16:25   수정 2020-11-25 16:27


최근 잇따라 '탈(脫)통신' 행보를 보이고 있는 SK텔레콤이 국내에선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AI반도체를 내놨다.

SK텔레콤은 2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 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사피온(SAPEON) X220'을 선보이고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 선점에 본격 나서겠다고 밝혔다.

AI 반도체는 AI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저전력으로 실행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AI의 두뇌에 해당한다. 구글이나 알리바바는 자체 데이터센터용 AI칩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데이터센터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GPU가 데이터 분석과 처리를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만큼, 연산과 추론 등의 작업을 처리하는 데는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주요 IT 기업과 스타업들이 AI에 최적화된 반도체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이번 AI 반도체 출시를 통해 엔비디아·인텔·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심의 미래 반도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사피온 X220은 GPU 대비 딥러닝 연산 속도가 1.5배 빠르고, 가격은 GPU의 절반 수준이면서 전력 사용량도 8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은 2018년 약 7조8000억원에서 2024년 약 50조원으로 연평균 36%의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반도체 시장은 기존 GPU 중심 시장에서 AI 반도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은 올 연말부터 사피온 X220의 양산을 시작하고 정부 디지털 뉴딜 사업과 계열사들에 먼저 적용할 예정이다.

우선 올해 말 정부 뉴딜 사업인 'AI 데이터 가공 바우처 사업' 과 '모바일 에지 클라우드(MEC) 기반 5G 공공부문 선도적용 사업'에 적용해 정부의 AI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5G MEC 기술 업그레이드에 나선다.

내년에는 SK텔레콤의 AI 서비스 △누구 △슈퍼노바 △티뷰를 비롯해 △ADT캡스(보안) 등 SK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AI 반도체 적용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또 미국 싱클레어 방송그룹과 합작해 설립한 고화질 디지털 방송 장비 개발사인 캐스트에라의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 클라우드 서버에도 사피온 X220을 적용해 방송 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과기부 국책 과제 수행을 통해 사피온 X220의 후속 반도체 개발도 진행 중이다. 사피온 브랜드를 SK텔레콤의 AI반도체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방침 하에 후속작은 오는 2022년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윤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국내 최초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출시는 SK텔레콤의 기술력과 서비스 역량,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이뤄낸 쾌거"라며 "향후 AI 반도체와 SK텔레콤이 보유한 AI, 5G, 클라우드 등 기술을 접목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AI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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