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문재인 정부, 盧정부 아니라 朴정부와 비슷" 직격

입력 2020-11-28 12:16   수정 2020-11-30 18:13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가 아니라 박근혜 정부와 너무나 비슷합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사진)가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중요 현안에 대해 침묵하거나 대화를 거부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치와 관련해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희룡 지사는 2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현 정부와 여당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 “노무현 정부 2.0으로서 국민과의 소통, 상대와의 대화가 있을 것이란 기대가 우려보다 컸다”는 그는 “하지만 당선 후 현실은 약속과는 판이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과 다른 것은 당연하지만 대통령이라면 가져야 할 소통이란 기본 의무에 문재인 대통령은 너무나 무심하다”고 썼다.

원희룡 지사는 임기 중 빈번하게 기자회견을 여는 등 소통이 활발했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비해 문재인 대통령은 소통 노력이 태부족하다고 짚었다. 이러한 점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 오히려 탄핵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슷하다고까지 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리더는 모든 것을 알거나 항상 옳은 사람이 아니지만 뒤로 숨지 않는다. 반대 의견이 싫다고 입을 다물어도 안 되고, 두렵더라도 용기를 내 말해야 한다”면서 “상대를 인정하고 만나 설득해야 한다. 져야 할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리더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설파했다.

이어 “현 정부 실세인 586 세대는 적과 동지로 구별해 투쟁의 대상으로 삼았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안타깝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그런 성향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덧붙였다. “다수당이 된 여당은 대화를 거부한다. 과거에 그렇게 비판했던 상대의 잘못을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고도 했다.

다음은 원희룡 지사의 페이스북 글 전문.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1. 리더는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 아닙니다. 항상 옳은 사람도 아닙니다. 리더도 인간이기 때문에 늘 용감할 수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리더는 뒤로 숨지 않습니다. 잠깐 실수했다면 인정을 하고 다음 기회로 나아가면 됩니다. 반대 의견이 싫다고 토라져 입을 다물어도 안 됩니다. 두렵더라도 용기를 내어 말해야 합니다. 싫어도 상대를 인정하고 만나고 설득해야 합니다. 정치적 계산 때문에 혹은 모른다는 이유로 져야 할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리더가 될 자격이 없는 무책임한 사람이거나 그림자 뒤에 숨어서 자신의 그림자에 놀라는 겁쟁이입니다.

2. 제가 정치를 막 시작했을 때,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서는 〈웨스트 윙〉이라는 드라마를 시작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했던 분들이라면 노무현 대통령이 이 드라마를 좋아했던 것을 기억할 겁니다. 현실 정치를 다루고 있는 드라마지만 라이벌은 있어도 악당은 없는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 속 정치인들은 이해관계가 다르고 접근 방식은 달라도 공작이 아니라 ‘정치’를 하죠. 늘 토론하고 자주 협상합니다. 대통령도 자신의 참모들과 ‘거의’ 모든 걸 내려놓고 토론합니다. (‘거의’라고 말하는 이유는 토론하는 과정에 참모가 대통령이 열성 팬인 축구팀을 무시하는 말을 했다가 휴일 출근 보복을 당하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청와대 대변이었던 윤태영이 쓴 〈기록〉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잊었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참모들뿐 아니라 시민들과 소통하려고 정말로 많은 애를 썼다는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있습니다.

3.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 저는 많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했습니다. 우려는 박근혜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 바뀌는 과정이 선거가 아닌 탄핵이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견제와 균형을 잃은 정부가 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노무현 정부 2.0으로서 국민과의 소통, 상대와의 대화가 있을 것이란 기대가 우려보다 컸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청와대를 광화문으로 옮기겠다는 공약을 해서 그런 기대를 키웠죠. 하지만 당선 후 현실은 약속과는 판이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과 다른 것은 당연하지만 대통령이라면 가져야 할 소통이란 기본 의무에 문재인 대통령은 너무나 무심합니다. 우선 기자회견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1년에 한 번 꼴인데 이 정도로 기자회견을 싫어하는 정부는 최근 들어 박근혜 정부뿐입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중 150번이나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가 아니라 박근혜 정부와 너무나 비슷합니다. 기자회견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은 중요한 현안에 대해서도 침묵할 뿐 아무 언급도 하지 않습니다. 이런 시간이 너무 오래됐습니다.

4. 지금 문재인 정부를 장악하는 실세들은 소위 ‘586’ 세대입니다. 저 역시 ‘586’ 세대입니다. 역사적 소명에 대한 믿음으로 20대를 불태웠습니다. 사법시험을 보고 법률가가 되기로 결정하기 전까지 저 역시 그것이 시대가 준 사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세대가 바친 노력 위에 지금의 한국 민주주의가 서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586’ 세대의 태생적 한계가 한국을 망치고 있습니다. 지금은 2020년입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공산주의가 붕괴될 때, ‘586’ 세대의 생각은 바뀌었는지 몰라도 사고방식은 그대로입니다. 같은 국민일 뿐인 사람들을 적과 동지로 구별해 투쟁의 대상으로 삼았던 시대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안타깝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그런 성향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습니다.

5. 열린 사회는 닫힌 사회보다 우월합니다. 인간은 모두 다른 곳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이 다르니까요. 서로의 시각과 시선이 다른 것은 열린 사회의 장점입니다. 우리가 열고 싶어하는 새로운 시대는 모두의 시선을 포용하면서 그리고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함께 이야기해야 비로소 열립니다.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한국은 점점 더 분열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광장은 막혀있습니다. 선거는 많이 남았고 다수당인 여당은 일방적이고 소통의 공간은 점점 줄어듭니다. 다수당이 된 여당은 소수당인 야당을 억압하고 윽박지르고 대화를 거부합니다. 과거에 그렇게 비판했던 상대당의 잘못을 그대로 따라 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과거에 던졌던 말들이 그대로 자신이 비판 받는 근거가 되어 있지만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며 무시합니다.

6. 분열된 미국을 통합하겠다고 바이든 당선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공약들을 살펴보면서 놀란 것이 있는데 그렇게 비판하던 트럼프 정부의 정책도 깡그리 무시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국민과 국익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이어갑니다. 그래서 ‘Buy America’나 ‘Make it in America’와 같은 바이든 경제 공약의 구호들이 익숙하게 들리면서도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말로만 소통의 대통령이 되는 것이 아니라, 구호와 공약으로만 우리 사회를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열린 사회를 더 좋은 에너지로 가득한 정치로 만들 수 있을지 저는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당선자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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