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對北 인권단체 표적검사 우려스럽다"

입력 2020-11-29 17:25   수정 2020-11-30 03:24

유엔 인권이사회가 통일부의 대북 전단(삐라) 살포 단체들에 대한 법인 허가 취소 및 사무검사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우려를 표한다”는 공식 서한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9월 한국 정부에 “명확한 사유 없이 북한의 인권 상황, 탈북민의 재정착과 관련한 특정 시민단체들을 검사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낸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29일 밝혔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서한에서 “통일부 승인 단체 지위를 유지하려면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고 통보한 점 역시 우려스럽다”고도 지적했다.

통일부는 7월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계기로 북한 인권 관련 25개 단체를 대상으로 사무검사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대북 전단을 살포한 단체 두 곳에 대해서는 “정부의 통일 추진 노력을 심대히 저해하는 등 설립 허가 조건을 위배했다”며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했다. ‘통일부 소관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통일부 장관은 법인 사무검사·감독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법인에 관계 서류와 장부 등을 제출하게 할 수 있다. 또 소속 공무원에게 법인의 사무·재산 상황을 검사하도록 할 수 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해당 조치가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의 목적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서한에서 “이 법의 목적은 비정부기구의 공익 활동을 촉진·보장·지원·존중하는 것”이라며 “시민사회 공간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법인 지위 박탈로 세금 면제와 보조금 등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달 주제네바대표부 명의를 통해 공식 답변을 보냈다. 정부는 “북한 인권 상황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고 이들 단체의 긍정적인 측면도 인정한다”면서도 “공익 증진에 기여하는 활동이라 할지라도 남북 관계, 군사 대치의 현실적인 위험성 등 다른 사회적 가치와 충돌할 수 있다”고 했다. 대북 전단 살포 단체의 법인 설립 허가 취소도 합법적이라고 강조했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은 “비영리단체들을 사회 가치 같은 모호한 잣대로 규제해야 한다는 정부 답변서는 독재정권의 세계관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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