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24시] 쓰레기 대란에도 친환경株 조명 못 받는 이유

입력 2020-11-30 16:01   수정 2020-11-30 16:54


요즘 주식 투자자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친환경 화학주’가 이슈다. 비대면 경제 활성화로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하면서 쓰레기 대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규제가 전기차 산업을 키웠듯이,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강화되면 친환경 화학제품 산업이 커질 수 있다는 게 이들의 투자 아이디어다.

실제로 일부 화학기업은 친환경 화학제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G화학은 이달 초 핀란드 네스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바이오 원료 기반의 친환경 화학제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친환경 폴리에스테르 원사 ‘리젠’을 2000년대 중반부터 생산중이고, SKC도 관련 제품 생산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흐름이 여의도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는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친환경 화학 제품의 사업적 가치를 집중 분석한 보고서는 찾기 어렵다. 화학업체에서 친환경 제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하다. 효성티앤씨 매출에서 리젠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상반기 3.1%였다. SKC 매출에서 친환경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친환경 화학제품이 투자 아이디어로 부각되지 못하는 이유는 정부와 국회가 기존 화학제품 관련 규제를 도입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화학제품 사용은 음식점 등 민생 경제와 직결돼 있다. 친환경 화학제품은 가공비가 비싸기 때문에 규제를 도입하면 제품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소상공인 등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플라스틱 등 화학제품은 매우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어 정부와 국회가 사용을 제한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화석연료차 규제는 주요 선진국에서 이미 상당부분 진행됐지만 화학제품 규제는 아직 시작도 안했기 때문에 이제 시작한다고 해도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비닐, 나일론 등 폴리머 제품의 글로벌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친환경 제품이 이를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친환경 화학제품 사업을 키우는 기업은 대부분 기존 화학업체”라며 “규제가 도입되면 기존의 자기 시장이 쪼그라드는 걸 감수해야 한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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