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뜻이 다른 사람과 동업하지 마라

입력 2020-11-30 17:20   수정 2020-12-01 00:09

살면서 자기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삶의 가치관이 서로 비슷하고 가는 길이 비슷하다면 한평생 함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간혹 생각하는 것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을 본다. 그런 사람들은 분명히 서로 생각하는 목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동상이몽(同床異夢)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뜻이 다른데도 같은 길을 걷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데 정치인 가운데 그런 경우가 많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정당을 만들어 함께 정치활동을 해야 하는데, 뜻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이익을 위해 같은 정당을 결성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그들은 방향을 잡지 못하고 표류하다 올바른 정치를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일반 사람들 가운데도 그런 예는 많다. 동업을 하는 경우가 바로 그렇다. 서로 비슷한 길을 가는 사람 사이에도 의견충돌이 일어나는데 뜻이 다른 사람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걸어가는 길이 다른 사람과는 어떤 일도 같이 도모해서는 안 된다. 순간적인 이익을 위해서 잠시 동반자가 될 수 있을지언정 영원한 동반자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삶은 길이다.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지만 목적지는 서로 다르다. 길이 아닌 곳으로 걸어가서는 안 된다. 사람이 다녀야 할 인도(人道)로 가는 것이 인간다운 것이다. 그리고 함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은 나와 함께 인도를 걷는 사람이어야 한다. 인간의 도리를 벗어난 사람과 함께 길을 걷거나 일을 도모해서는 안 된다.

옛날에 한 사람이 있었다. 학식도 능력도 탁월한 그에게는 조금 부족한 친구들이 있었다. 그는 세 명의 친구에게 먹고살 자리를 만들어 줬다. 나름대로 능력 있는 친구도 있었지만 대부분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어려울 정도로 독특한 성격을 가진 친구들이었다. 그래서 그는 친구들을 위해 먹고살 자리를 만들어 준 것이다. 그런데 세 명의 친구 가운데 두 명의 친구가 배신했다.

이것은 누구의 잘못일까? 친구의 능력이나 인품보다 사적인 감정을 앞세워 친구에게 먹고살 자리를 만들어준 선비에게도 책임이 있다. 단지 친구라는 이유로 능력에 맞지 않는 자리를 만들어준 것은 분명히 잘못이다. 그리고 은혜를 배신으로 갚은 친구도 잘못이다. 적어도 먼저 배신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배신을 택했다면 친구의 잘못은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다.

뜻이 다른 것을 모르고 친구에게 자리를 만들어 줬다면 지혜롭지 못한 것이고, 뜻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도 그런 자리를 주었다면 공사를 구분하지 못한 것이다. 그 결과가 친구의 배신으로 다가온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 친구를 배신하거나, 친구를 위해 먹고살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은 모두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그와 함께 같은 길을 가는 경우가 아니라면 모두 잘못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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