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등생에서 낙제생으로…'학습지 대장' 대교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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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2-01 17:12   수정 2020-12-02 00:42

우등생에서 낙제생으로…'학습지 대장' 대교의 추락


코로나19가 학습지 시장의 판도까지 뒤바꾸고 있다. 오프라인 사업에만 의존하던 업체들은 구조조정까지 내몰린 반면, 비대면 신사업을 준비했던 업체들은 이를 기회로 경쟁사를 따돌리고 있다. 오래된 1강 구도도 깨졌다. ‘눈높이’ 학습지로 1위를 지켜왔던 대교가 2위로 밀려나고, 에듀테크 대표주자로 성장한 웅진씽크빅이 매출과 시가총액을 역전하며 대장주로 올라섰다.
대교, 3분기 연속 손실
1일 종가 기준 대교의 시가총액은 3155억원이다. 웅진씽크빅은 3205억원을 기록하며 순위를 뒤집었다. 연초 대교의 시가총액은 5124억원으로 웅진씽크빅(3823억원)을 크게 앞섰지만, 코로나19 이후 주가가 급락하며 대장주 자리를 뺏겼다. 아직까지 대교 주가는 연초 대비 39% 하락한 상태다.


주가를 가른 것은 실적이다. 대교는 3분기째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영업손실이 244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웅진씽크빅은 2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전체 영업이익도 200억원으로 작년 대비 7.8% 감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도 6550억원을 기록하며 대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에듀테크가 가른 희비
대교 실적이 직격탄을 맞은 것은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대교는 학습지 ‘눈높이’와 중국 교육 서비스 ‘차이홍’ 등에 힘입어 2017년까지 8000억원대 매출을 유지했다. 하지만 에듀테크가 교육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매출이 꺾이고 있다.

태블릿PC로 학습하는 스마트 홈스쿨링 회원 수가 경쟁사에 크게 뒤처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대교의 스마트 홈스쿨링 가입자는 17만 명이다. 같은 기간 46만 명의 회원을 확보한 웅진씽크빅의 3분의 1 수준이다. 또 다른 경쟁사인 교원(35만 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코로나19로 실적이 악화되자 뒤늦게 디지털 사업 강화에 나섰다. 대교는 지난 3분기에 써밋 스코어 국어(내신), 써밋 스피킹(영어회화) 등을 선보였고, 내년 1분기에는 써밋 스피드 국어(기초), 써밋 영어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웅진씽크빅은 오프라인의 부진을 비대면 학습 서비스가 메웠다. 특히 스마트올, 북클럽, AI 수학 등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의 기여도가 컸다. 웅진씽크빅은 AI 부문에서 11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웅진씽크빅은 코로나19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권에서 탈피하고 있고, 비대면 학습 서비스로 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사업 구조조정
정보기술(IT) 전문가를 내세워 신사업을 펼친 점이 웅진씽크빅의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웅진씽크빅은 웅진그룹 IT사업부문 대표를 지낸 이재진 대표가 이끌고 있다. 그는 2018년 7월 대표를 맡아 ‘웅진스마트올’을 출시했다. 이후 웅진씽크빅은 미국 에듀테크 기업 ‘키드앱티브’를 인수했으며, 현재 AI 교육 관련 특허만 7개를 보유하고 있다.

대교는 강영중 대교 회장의 장남인 강호준 해외사업총괄본부장(CSO·상무)이 신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강 본부장은 미국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2009년 대교그룹 해외사업전략실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10년간 인도, 말레이시아, 영국, 미국 등 10여 개국의 해외 사업을 지휘했다.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해외 사업의 적자가 이어지면서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 5년간 해외 사업에서 기록한 누적 순손실만 2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2018년 북경대교자순유한공사를 청산했고, 작년에는 대교베트남을 정리했다. 올해는 대교영국을 청산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대교의 국내 사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대교의 자회사인 대교에듀피아는 지난 6월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이달 초 서울회생법원 제14부는 에듀피아의 회생폐지 결정을 공고했다. 대교에듀피아는 수학전문학원 페르마와 초·중등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공부와락 등을 운영하는 법인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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