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더 받겠다" 무더기 반대표…한국GM 임단협 합의안 부결

입력 2020-12-01 17:48   수정 2020-12-02 01:03

한국GM 노사가 진통 끝에 마련한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노조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지난달 노조 파업으로 판매 실적이 반토막 난 데 이어 합의안 부결에 따라 노조가 또 파업을 벌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GM의 올해 실적 목표 달성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 철수 시나리오를 본격 검토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한국GM 노조는 1일 조합원 7364명이 참여한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3965명(53.8%)이 반대해 합의안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합의안은 올해 기본급은 동결(호봉승급분 제외)하되, 성과급 300만원과 격려금 100만원 등 총 4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평공장의 강성 조합원들이 ‘더 많은 돈을 받아야겠다’며 무더기로 반대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노조는 사측과 막판 협상을 벌이던 지난달 총 15일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앞서 잔업과 특근도 거부했다. 이에 따른 생산 차질이 2만3000대에 달했다. 결국 지난달 판매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국내외 판매량은 2만1384대로, 작년 11월(3만9317대) 대비 45.6% 급감했다. 내수는 10.5% 감소했고, 수출은 53.7% 줄었다. 생산 손실분만큼 판매하지 못한 셈이다.

합의안 부결에 따라 한국GM 노사 갈등은 당분간 봉합되지 못할 전망이다. 노조는 사측과 추가 교섭에서 성과급과 격려금을 더 얻어내지 못하면 파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생산 손실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협력업체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노조가 또 파업을 벌이면 미국 GM 본사가 한국 철수를 본격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미국 GM 고위 임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노조 파업이 계속되면 더 이상 한국GM에 투자할 수 없다”며 한국 철수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노조 파업에 따라 미국 GM이 철수할 경우 이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본지 인터뷰에서 “노조 파업으로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서 GM이 철수한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GM과 산은은 2018년 5월 한국GM에 각각 64억달러, 7억5000만달러의 자금을 지원하는 등 경영정상화 방안에 합의했다. GM은 신차 배정을 통해 한국GM의 생산시설을 10년 이상 유지하고, 산은은 GM의 한국 시장 철수를 막을 비토권을 확보했다.

김일규/도병욱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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