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동해 표기' 확산 걸림돌 사라졌다

입력 2020-12-02 17:55   수정 2020-12-03 00:09

여전히 할 일이 많다. 동해 표기 이야기다. 얼마 전 개최된 제2차 국제수로기구(IHO) 총회에서 국제사회는 일본해를 단독 표기하고 있는 S-23(해양과 바다의 경계)이라는 낡은 틀을 벗어나 차세대 전자해도인 S-130을 신(新)표준으로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S-23이 더 이상 표준으로 활용되지 않게 된 것이다. 일본해가 국제적으로 확립된 유일한 명칭이라는 주장의 주요 근거가 사라지면서 동해 표기 확산의 큰 걸림돌이 제거됐다. 이는 우리 외교의 성과이기도 하지만 구글 지도, 오픈 스트리트 맵 등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이라는 대기술 혁신의 흐름 속에서 앞으로 동해 표기 확산 노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 30여 년간 우리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 동해 표기의 세계적 확산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온 결과, 일정한 성과를 거둬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시절에 꽤 널리 사용돼버린 바다 명칭을 수정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우리나라가 1992년 개최된 유엔지명표준화회의(UNCSGN) 제6차 회의에서 최초로 동해 표기 문제를 제기한 이후, 우리 정부와 민간은 힘을 합쳐 꾸준히 동해 표기 확산 노력을 펼쳐왔다. 그 결과 내셔널지오그래픽, 랜드맥널리, 더타임즈 등 세계 주요 지도 제작사 및 출판사에서 동해를 병기하기로 결정하였으며 BBC, CNN, 르몽드,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사도 동해 명칭을 병기하는 추세다. 우리로서는 동해가 맞는 명칭이지만, 한·일 양국 간 명칭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잠정적으로 동해를 병기하는 방안이 현실적으로 합리성을 갖고 있다고 국제사회가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1세기 들어 유엔지명전문가그룹(UNGEGN), 국제수로기구(IHO) 사무국 등 바다의 명칭과 관련된 권위 있는 주요 국제기구에 우리나라 전문가들이 다수 진출하고 있다. 1953년 S-23 제3판 발간 당시 국제사회 논의에 제대로 참여하지도 못했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국제사회에서 정당한 몫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 것이다.

앞으로 신표준으로 자리 잡을 S-130. 과거 아날로그 시대의 표준이 사실상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새로운 표기 환경 속에서 우리 정부는 우리의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표준인 S-130의 개발 과정에 적극 참여해 동해 표기 확산을 위한 노력을 배가해나갈 것이다.

우리 정부는 디지털화 흐름에 발맞춰 온라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해 재외공관 및 관계기관과 동해 표기 상황을 상시 공유하고, 디지털 공공외교 사업과도 연계해나가는 등 디지털 영역에서의 동해 표기 확산 노력을 전개해나갈 것이다. 정부와 함께 동해 표기 확산을 위해 노력한 민간단체를 비롯해 국민의 지속적인 성원이 더욱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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