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소리를 위해 공간도 함께 팝니다

입력 2020-12-03 17:59   수정 2020-12-04 17:06


푹신한 소파, 어둑한 조명. 그리고 소파 앞 양쪽엔 오디오 스피커가 놓여 있다. 정면에 커다란 스크린이 설치된 곳도 있다. ‘영화를 보는 곳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국내 주요 오디오 매장에 가면 볼 수 있는 청음실이다. 베를린필이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을 연주한 공연 실황을 스크린으로 보면서, 하이엔드 오디오로 가득 울려 퍼지는 선율을 즐길 수 있다. 그 감동을 눈과 귀로 담아내기 위해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오디오 매장을 찾는 사람이 많다.
‘살롱’ 문화가 깃든 오디오 공간
하이엔드 오디오 매장이 음악 애호가들의 성지이자 복합 문화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각 오디오 매장엔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청음실이 대부분 갖춰져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하이엔드 오디오 공간인 ‘오드’를 포함해 ‘오디오갤러리’ ‘에디토리’ 등엔 많은 사람이 방문한다. 오디오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감상을 하며 자신이 원하는 브랜드를 골라 혼자 또는 지인들과 함께 들을 수 있다. 취미를 즐기고 공유하는 ‘살롱’ 문화가 오디오 매장에서 꽃피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는 오드가 꼽힌다. 오드는 덴마크의 ‘스타인웨이 링돌프’를 포함해 프랑스, 스위스, 독일 등의 18개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사업은 2016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쇼룸 ‘오드 메종’을 처음 열면서 시작됐다. 오드 메종이 음악 애호가들이 조용히 소리의 품격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알려지며 입소문이 났다.


오드는 이후 ‘오드 포트’(신사동), ‘오르페오’(한남동) 등 서울 곳곳에 공간을 확장했다. 오드 포트엔 하이엔드 오디오가 전시돼 있는 것은 물론 아티스트들의 연주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라이브홀도 갖추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베이스 연광철, 피아니스트 김정원은 이곳에서 간담회와 공연 연습 등도 했다. 연광철과 김정원의 ‘독일가곡앨범’ 녹음도 이곳에서 이뤄졌고, 오드가 직접 앨범 제작에 참여했다.


오드 포트에서 공연 연습 중이던 김정원은 “음악을 좋아하고 직접 하고 있지만 오디오에 대해 잘 알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 오가며 오디오가 내가 만들어낸 사운드를 가장 좋은 소리로 구현해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최근 오디오도 바꿨다”며 웃었다. 오드는 한남동엔 클래식 실황, 오페라 등을 상영하는 ‘오르페오’와 고급 주거단지 ‘나인원 한남’에 플래그십 스토어와 청음실도 열었다. 지난 10월엔 부산 해운대점도 개관했다. 유현주 오드 콘텐츠개발 PD는 “오디오 애호가들을 위한 문화적 공간을 제공하고, 음악이 흐르는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오디오에 가구, 조명까지 한번에
서울 성북동에 있는 ‘오디오갤러리’는 스위스 오디오 ‘골드문트’를 수입해 선보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해외에서 판매되는 ‘골드문트’ 중엔 350만달러(약 39억원)에 달하는 제품도 있다. 국내에선 10억원대가 주로 판매되고 있다. 오디오갤러리엔 대형 스크린 좌석에 와인, 맥주 등을 즐길 수 있는 ‘골드문트 시어터’도 있다. 바비큐 파티가 가능한 테라스, 공연할 수 있는 다목적홀도 갖추고 있다.


오디오와 가구, 조명 등을 함께 선보이는 라이프스타일 공간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서울 성수동 ‘에디토리’ 3층에 가면 이탈리아 ‘소너스 파베르’와 같은 고가의 오디오부터 의자, 수납장 등 직접 제작한 가구로 함께 꾸민 청음실을 구경할 수 있다. 2층엔 커피를 마시며 조명, LP 등도 둘러볼 수 있다.

조영직 에디토리 부사장은 “오디오 주요 소비층인 중장년층뿐 아니라 오디오보다 이어폰, 블루투스 스피커에 익숙한 20~30대도 가구나 조명을 보러 왔다가 오디오 소리에 빠져 구매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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