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하듯…中, 끝없는 '호주 때리기'

입력 2020-12-03 17:15   수정 2020-12-11 18:38

중국과 호주의 갈등이 군사 분야에서도 심화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에서 시작된 양국의 충돌이 경제와 외교 등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이 이참에 호주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줄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대(對)호주 무역적자는 지난해 715억달러로 대만(1177억달러) 다음으로 크다.

군사 분야로까지 번져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3일 논평에서 “호주가 지난 1일 미국과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며 “호주가 미국의 영향력 아래 공격형 무기를 개발·배치하면 중국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극초음속 무기는 마하 5보다 빠른 속도로 비행하며 예측 불가능한 궤도로 이동해 현존하는 미사일 방어시스템으로는 막기 어렵다. 쑹중핑 중국 국방TV 논설위원은 “극초음속 무기는 모든 국가의 방위에 위협이 된다”며 “호주가 이런 무기를 성공적으로 개발한다면 중국과 러시아는 분명히 대응책을 찾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주는 미국이 주도한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에 서구 국가 중 가장 적극적으로 동조해왔다. 지난 4월엔 중국 정부를 배제한 독립적인 조사를 주장하기도 했다. 또 중국이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미국·일본과 다섯 차례 합동 훈련을 벌이는 등 중국을 계속 자극하고 있다.

이에 맞서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호주 군인이 아프가니스탄 어린이의 목에 칼을 대고 있는 합성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호주의 반발을 샀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사과를 요구하자 중국은 “호주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민간인을 사살한 게 더 큰 팩트”라고 맞섰다.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위챗은 모리슨 총리가 자신의 공식 계정에 올린 호주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 설명 글을 삭제하기도 했다. 중국의 합성 사진에 대해 미국 뉴질랜드 프랑스 등이 잇달아 비판하며 호주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철광석 놔두고 농산물만 공격
중국은 호주가 수출의 34%를 중국에 의존한다는 점을 이용해 경제 제재로 보복하고 있다. 올 5월 호주의 4개 도축장에서 생산된 소고기 수입을 금지했다. 호주산 보리에는 76%의 반덤핑 관세를 물렸다. 지난달엔 호주산 와인에 반덤핑 예비 판정을 내리고 최대 212%에 달하는 보증금을 물렸다. 보증금은 최종 덤핑 판정 시 몰수된다.

중국의 호주에 대한 무역적자는 최근 급증했다. 2016년 255억달러에서 지난해 715억달러로 3년 만에 세 배 가까이로 늘었다. 올해 7월까지는 393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419억달러)에 비해 6%가량 줄었다. 통관 규제와 코로나19 사태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최근 수입이 늘어난 호주산 농산물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2012년 시작된 중국의 호주산 소고기 수입은 2018년 9억달러에서 지난해 15억달러로 급증했다. 와인 수입도 최근 수년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9억달러로 늘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서구식 식문화가 확산된 때문이다.

중국은 그러나 최대 수입품인 철광석은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철광석 수입은 983억달러이며 이 중 60%인 610억달러가 호주산이었다. 브라질산이 221억달러로 그다음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와중에도 호주산 철광석 수입을 작년보다 13% 더 늘렸다. 브라질산 수입 확대를 시도하고 있지만 질 좋은 호주산을 대체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호주산 철광석에 수입 제한을 걸면 오히려 자국 경제에 타격이 온다”고 설명했다.

호주에 대한 중국의 조치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놓고 한국에 가한 경제 보복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사드 배치를 이유로 한국에 보복하면서도 자국 산업에 필수적인 반도체는 놔두고 K팝과 게임, 관광 등 한류 콘텐츠만 집요하게 공격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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