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유정준 부회장 승진…SK 임원인사·조직개편 단행 [종합]

입력 2020-12-03 14:13   수정 2020-12-03 14:43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2021년도 SK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박정호 신임 부회장은 현 SK텔레콤의 대표이사 직은 그대로 유지한채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겸임해 향후 SK그룹 핵심인 빅테크 분야를 진두지휘하게 된다.

SK그룹은 3일 오전 10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신규 선임 103명에 부회장 및 사장 승진 4명을 더해 총 107명의 승진 인사를 담은 각 관계사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 사항을 최종 확정 발표했다.

부회장으로 승진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이에 따라 기존에 맡고 있던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직은 내려놓게 된다. 박정호 신임 부회장은 지난해 3월부터 SK그룹의 하이닉스와 SK하이닉스의 일본 도시바 인수를 주도하는 등 그룹 ICT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반도체와 ICT 업계 전반에 걸쳐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최태원 회장의 최측근이자 SK그룹 내 최고의 인수합병(M&A) 전문가로 꼽히는 박정호 신임 부회장은 1989년 ㈜선경에 입사한 뒤 SK텔레콤 뉴욕지사장, SK그룹 투자회사관리실 CR지원팀장(상무), SK커뮤니케이션즈 사업개발부문장, SK텔레콤 사업개발부문장(부사장), SK C&C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박정호 신임 부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대형 인수합병 등을 통해 SK텔레콤을 빅테크 기업으로 변모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에선 인텔 출신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과의 시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태원 회장이 박정호 사장을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 승진 및 겸직 발령 낸 것은 지배구조 개편과 중간지주사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재 SK그룹의 지배구조는 오너일가→SK㈜→SK텔레콤→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데,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가 되면 SK하이닉스의 지위는 자회사로 바뀐다. 이에 따라 그간 그룹 차원의 공격적인 투자, 인수합병(M&A) 등을 가로막았던 족쇄도 풀리게 된다.

앞서 SK하이닉스 등 ICT 기업을 거느린 SK텔레콤은 지주사와 사업 자회사를 거느린 중간지주사 전환을 검토해왔다. 현재 체제로는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인수합병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인수합병에 나서려면 피인수 기업지분을 100% 확보해야만 한다.


이날 유정준 SK E&S 사장도 함께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유정준 신임 부회장은 1998년 매킨지 재직 시절 최태원 회장이 발탁한 인물로, SK㈜ G&G추진단장(사장)과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성장위원장·에너지신산업추진단 초대 단장·에너지화학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그룹의 미래 에너지 사업을 이끌고 있다.

유정준 신임 부회장과 함께 추형욱 SK주식회사 투자1센터장이 SK E&S 공동 대표를 맡게 된다. 1974년생인 추형욱 신임 사장은 소재 및 에너지 사업 확장 등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임원에 선임된 지 만 3년만에 사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연공과 무관하게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SK의 인사 철학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 외에도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염 사장은 2017년부터 경영경제연구소를 이끌어 오며 행복경영, 딥 체인지 등 SK의 최근 변화에 밑거름 역할을 해왔다는 평이다. 염 사장은 앞으로도 ESG 등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과제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SK그룹 관계자는 "각 회사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기반으로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쌓는, 이른바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수펙스추구협의회에도 변화가 있다.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관계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가속화한다. 이와 함께 에너지·화학위원회를 없애고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하고 바이오소위원회, AI소위원회, DT소위원회를 산하에 둠으로써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환경 관련 어젠다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에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자율·책임경영지원단장과 법무지원팀장을 맡고 있는 윤진원 사장이,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에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선임됐으며 ICT위원회 위원장은 박정호 부회장이 맡는다. SK는 "환경, 지배구조 등 ESG 문제를 선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함과 동시에 바이오, AI, DT 등 미래 먹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임원 인사로 총 107명의 승진 인사가 발표됐다. 이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경영환경을 감안해 예년에 비해 신규 선임 규모는 소폭 감소했지만 바이오, 소재, 배터리 등 신규 성장사업에는 능력 있는 인재들을 과감하게 발탁했다는 설명이다.

여성 인재의 발탁 기조도 유지됐다. 예년과 같은 7명이 신규 선임될 예정임에 따라 그룹 전체 여성임원 규모 또한 34명으로 증가하게 된다. SK그룹은 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젊고 유능한 여성 임원 후보군을 조기에 발탁해 체계적으로 육성해 나아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SK그룹 관계자는 "내년은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지만 이번 인사가 그간 준비해 온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 추진하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ESG의 세계적인 모범이 되는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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