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채용때 미국인 차별"…美 정부, 페북 제소

입력 2020-12-04 13:22   수정 2020-12-05 08:2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전문직 채용 때 미국인을 차별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표면적으론 페이스북을 겨냥했지만 실제로는 실리콘밸리 기술기업들에 ‘미국인 채용이 우선’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벌써부터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외국인 채용이 위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이날 17쪽 분량의 소장에서 페이스북이 전문직 취업비자(H-1B) 등 특정 비자를 받은 외국인 기술인력을 위해 별도의 채용 절차를 만들어 미국인을 차별했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 인력이 정규직 전환을 요청하면 페이스북이 자리를 마련해줬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채용 공고나 신청서 접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페이스북은 자격을 갖춘 미국 노동자가 일자리에 대해 배우고 지원하는 공정한 기회를 주지 않는 채용시스템을 의도적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2018년 1월 1일~2019년 9월 18일까지의 페이스북 채용 관행 조사를 토대로 이뤄졌다.

페이스북이 이 기간에 채용한 외국인은 2600명 이상이며 이들은 평균 15만6000달러(약 1억7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용을 거부당한 미국 노동자를 대신해 과태료와 미지급 급여를 페이스북에 요구했다.

법무부는 성명에서 “기술 분야뿐 아니라 모든 고용주에 대한 우리의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미국 노동자보다 임시비자 소지자 채용 등을 불법적으로 선호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법무부 주장에 동의하지 않지만 소송 중인 문제라 더 언급할 수 없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에 밝혔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기술 분야에서 외국인 전문직 채용을 위해 H-1 비자를 자주 활용한다. 페이스북뿐 아니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다른 기술기업들도 H-1 비자 확대를 위해 로비를 벌여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이 과정에서 인건비가 싼 외국인 전문직이 미국인 전문직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비판이 많다.

이번 소송이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외국인 채용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WSJ는 “이번 소송은 핵심 기술직에 외국인 전문직을 활용하는 문제를 둘러싼 실리콘밸리와 트럼프 행정부의 오랜 갈등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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