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대놓고 석탄 거래…뻥 뚫린 대북제재

입력 2020-12-08 17:28   수정 2020-12-09 03:40

중국이 유엔 제재 품목인 북한 석탄을 올해 4000억원 안팎 수입했고, 이 과정에서 북한과 중국 모두 유엔 감시망을 개의치 않고 석탄을 거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 2017년 북한산 석탄 수출을 금지했는데 이 같은 유엔 대북 제재가 적어도 북·중 간에는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고위 관료들과의 인터뷰, 국무부로부터 제공받은 위성사진을 토대로 북한 선박들이 지난 1년간 중국 닝보·저우산으로 수백 차례 석탄을 실어날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그동안 유엔 회원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해상에서 선박 간 환적, 선박 이름 변경, 선박자동식별장치(AIS) 끄기 등 각종 제재 회피 수법을 동원했다. 하지만 국무부가 WSJ에 제공한 지난 8월 12일 위성사진을 보면 북한 깃발을 달고 석탄을 실은 복수의 선박이 닝보·저우산 가까이 이동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WSJ는 중국도 대놓고 대북 제재를 위반했다고 전했다. 국무부의 6월 19일 위성사진은 중국 깃발을 단 바지선이 북한 남포항에서 석탄을 싣는 장면을 보여준다. 국무부 고위 관리는 WSJ에 북·중 간 석탄 거래에 대해 “특별히 위장하거나 숨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북한에서 경유지를 거치지 않고 중국으로 직접 향하는 석탄 운송은 2017년 이후 처음 목격되는 사례로 알려졌다. 북한은 과거처럼 베트남 인근 해역 등으로 이동해 다른 선박에 석탄을 옮겨 싣는 복잡한 절차를 생략하면서 비용을 절감하고 수출량도 늘릴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미 정부는 북한이 올 1~9월 410만t의 석탄을 수출한 것으로 추정했다. 금액으로는 3억3000만~4억1000만달러(약 3600억~4500억원)가량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북·중 국경이 닫힌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이처럼 대북 제재 이행을 거부할 경우 북한이 제재를 풀기 위한 비핵화 협상에 나설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대북 제재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는 최근 중국의 대북 제재 미이행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반면 중국 외교부는 지난 2일 대변인을 통해 대북 제재 미이행 혐의를 부인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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