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대비 86% 급등한 '도어대시', 지금 투자해도 괜찮을까

입력 2020-12-10 13:43   수정 2021-01-09 00:31


북미판 ‘배달의민족’ 도어대시(DASH)가 상장 첫날인 9일(현지시간) 공모가 대비 2배 급등했다. 북미 시장점유율이 절반을 넘었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추가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매수세가 몰렸다. 다만 시장이 단기 과열된 측면이 있어 추가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어대시는 이날 189.51달러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182.00달러로 거래를 시작한 뒤 한 때 163.80달러까지 조정을 받았다. 그러나 다시 상승해 시초가 대비 4.13% 오른 상태에서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102.00달러) 대비로는 85.79% 상승한 가격이다. 도어대시의 시가총액은 601억9900만달러(약 65조4183억원)로 불어났다.

시장조사업체 세컨드메저(Second Measure)에 따르면 도어대시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51%(지난 10월 기준)로 절반을 넘었다. 우버이츠·포스트메이츠(30%), 그럽허브(18%) 등 경쟁업체보다 앞선다. 플랫폼 기업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게 1차 목표이기 때문에 도어대시는 유리한 위치에 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같은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김중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도어대시의 내년 매출은 올해 대비 80~100% 성장할 전망”이라며 “경쟁사에 비해 성장 둔화 우려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측은 향후 음식뿐만 아니라 다른 물건도 배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라며 “배달 난도가 높은 음식을 취급할 수 있다면 다른 부문으로의 확장은 더 용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주가 급등으로 소프트뱅크도 큰 수익을 올렸다. 소프트뱅크는 앞서 비전펀드를 통해 도어대시에 총 6억8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날 CNBC는 “시초가로 비전펀드의 도어대시 지분가치를 계산해보면 115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투자금을 약 17배로 불린 것이다.


도어대시의 지난 3분기 ‘조정 EBITDA’는 8600만달러였다. 전분기 대비 700만달러 늘었고, 전년 동기(-1억2500만달러) 대비로는 흑자 전환했다. 조정 EBITDA는 매출에서 고정비용만 제외하고 일회성 비용 등은 제외하지 않은 것으로, 혁신 기업의 성장성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 주로 사용된다.

다만 주가가 이미 충분한 수준까지 올라 추가 투자에는 신중해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도어대시의 주가매출비율(PSR: 주가/주당매출액)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11.3배에 달한다. 그럽허브(GRUB), 메이투안, 우버(UBER), 리프트(LYFT) 등 피어그룹(앞서 상장한 다른 플랫폼 기업을 모은 비교대상 집단)이 5.1배인 것에 비해 훨씬 높다. PSR은 닷컴버블 시기에 등장한 기업 가치평가 기준으로 거품을 정당화한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이런 기준을 적용해도 고평가라는 것이다.

한편 10일에는 숙박 공유 플랫폼 기업 에어비앤비(ABNB)가 상장한다. 에어비앤비의 공모가는 주당 68달러로 회사 목표치(56~60달러)를 넘었다. 에어비앤비의 시총은 공모가 기준으로 470억달러에 달한다. 이 종목도 상장 뒤 가파른 상승이 예상된다. 에어비앤비의 지난 3분기 조정 EBITDA는 5억14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3억1360만달러)에 비해 59.9% 늘었다. 전분기(-3억9730달러) 대비로는 흑자 전환했다.

다만 조정 EBITDA의 한계는 있다. 조정 EBITDA의 기준은 기업이 스스로 정하는데, 도어대시와 에어비앤비는 여기서 감가상각비와 이자비용도 뺐다. 이 비용들은 일회성으로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도어대시의 3분기 순이익은 4300만달러 적자였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3분기 2억1930억달러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그보다 많은 기간 동안 적자를 유지해왔다. 에어비앤비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 적자폭은 6억7430만달러에 달했다.

데이비드 트레이너 애널리스트는 최근 경제전문지 포브스를 통해 “도어대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터무니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 음식배달 수요가 더 이상 늘지 않게 되면 이 끔찍한 사업(terrible business)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며 “집콕 수요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과장됐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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