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美 '건국의 아버지'들이 물려준 기본 원칙들

입력 2020-12-10 17:53   수정 2020-12-11 03:19

미국은 어떤 나라인가. 미국은 지금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다. 가치와 철학이 흔들리고 있다. 독립 전쟁과 건국 후 불과 200년 만에 세계 최강 자리에 우뚝 섰던 미국이 세계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미국의 역사가들은 자신들의 자랑스러운 건국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미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수립하느라 분주하다.

퓰리처상 수상자이면서 군사 및 역사 저널리스트인 제임스 릭스는 최근 출간한 《기본 원칙들(First Principles)》을 통해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의 삶과 철학을 소개한다. 1800년대 후반 미국 혁명 시대에 영향력을 발휘했던 건국의 아버지들이 어떤 가치와 철학으로 나라를 세웠는지, 건국 이념이라고 할 수 있는 독립선언문과 헌법은 어디에 기초했는지 알려준다. 미국이란 나라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시작과 뿌리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만나야 하는 인물은 조지 워싱턴(1대), 존 애덤스(2대), 토머스 제퍼슨(3대), 제임스 매디슨(4대) 등 초기 미국 대통령들이다. 책은 처음 4명의 대통령들이 어디에서, 누구에게서, 무엇을 배웠는지를 추적한다. 그들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구한 지식으로 어떻게 나라의 기초를 세웠는지 소개한다. 건국의 아버지들은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의 철학과 사상에 커다란 빚을 졌다. 크세노폰, 에피쿠로스, 아리스토텔레스, 카토, 키케로 등이 남긴 고대의 지혜를 활발히 연구하고 토론해 나라를 건립하는 실용적인 지식으로 삼았다. 예를 들어, 미국의 공화주의는 로마의 공화정에서 비롯됐다.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제퍼슨, 2대 대통령 애덤스, 헌법을 기초한 매디슨은 ‘공적인 덕성’이야말로 공화정의 유일한 토대라고 여겼고, 덕성을 갖춘 사람들이 제도와 정책을 운영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힘썼다.

미국의 건국 이념과 국정운영 철학은 21세기에도 유효할까. 책은 그렇지 않은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건국 당시의 기본 원칙들을 회복하자고 제안한다. 건국의 아버지들이 설계한 건국 정신과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 배운 지혜는 이윤 추구에 혈안이 된 시장경제 체제와 엘리트주의에 의해 점점 퇴색됐다. 앤드루 잭슨 대통령 이후 국가 지도자들은 양당 정치의 파벌주의를 받아들였고, 공적인 덕성보다는 개인적인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게 됐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신자유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현재의 미국은 세계인들로부터 ‘존경받는’ 나라가 아니라 ‘비난받는’ 나라가 돼버렸다.

《기본 원칙들》은 건국의 아버지들이 미국에 물려준 유산을 언급하면서, 그들이 만일 다시 살아나서 ‘돈이 지배하는 나라’가 돼버린 지금의 미국을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해보자고 제안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맞서다 쫓겨난 후 ‘미국 우선주의’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전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는 이 책에 대해 인상적인 서평을 남겼다. “토머스 릭스는 보석과도 같은 멋진 책을 써냈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새로운 것들을 배운다. 미국을 향한 믿음을 다시 회복하고 싶다면 매일 밤 이 책을 읽으면 된다.”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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