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에 빼앗긴 주도권 되찾겠다"…日, 전기차 배터리에 수조원 투입

입력 2020-12-10 17:50   수정 2020-12-18 15:53

한국과 중국에 넘어간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일본 정부와 기업이 팔을 걷어붙였다. 일본 정부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수천억엔(수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일본 최대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는 내년 세계 최초로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조엔 규모로 편성하는 ‘탈석탄화 기술지원기금’ 가운데 수천억엔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자금은 일본 기업들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 및 양산을 돕는 보조금으로 쓰일 전망이다.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을 조달하는데도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지 내부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가 아니라 고체로 바꾼 전지다. 현재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충전 시간은 짧은 반면 주행거리는 길어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각광받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직접 나서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독려하려는 것은 지금 상태대로라면 전기차 핵심부품의 상당 부분을 한국과 중국에 의존하게 된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니 등 일본 기업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리튬이온 배터리를 상용화하고도 2000년대 들어 시장 주도권을 한국과 중국에 넘겨줬다.

올 들어 9월까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60%를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기업과 중국 CATL이 차지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절연제 시장에서도 일본 아사히카세이가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너지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줬다.

2050년까지 탈석탄 사회를 선언한 일본 정부는 2035년께 순수 화석연료차 판매를 전면 중단시킬 계획이다. 전기차 개발과 보급은 이 같은 목표 달성의 중요한 과제다. 전고체 배터리 시장을 선점해 차세대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게 일본 정부의 전략으로 분석된다.

일본 기업들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도요타는 내년 세계 처음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시험차량을 공개하고 수년 내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도요타가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는 10분 충전으로 500㎞를 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크기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주행 거리가 두 배 이상 길다. 닛산도 2028년 자체 개발한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내놓기로 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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