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딥 체인지'…기업가치 쑥쑥

입력 2020-12-14 15:09   수정 2020-12-14 15:10


SK그룹은 사업의 근본적 혁신 ‘딥체인지’를 위기 상황 돌파의 핵심 키워드로 삼고 있다.

저유가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주력 사업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과거 정유 사업을 주로 했지만 현재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여럿 발굴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대표적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관련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 올 3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43.7% 증가한 4860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약 2.5배 늘었다. 중국 창저우, 헝가리 코마롬 등에 새로 지은 해외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옌청에 짓고 있는 중국 2공장이 내년 1분기 양산에 들어가면 매출은 한 단계 또 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현재 연 19.7GWh 수준이다. 2025년까지 100GWh 규모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9.8GWh 규모 헝가리 2공장을 2022년 1분기에,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9.8GWh 규모 미국 1공장을 2022년 1분기에, 11.7GWh 규모 미국 2공장을 2023년 1분기에 완공할 예정이다.

배터리 소재인 분리막 사업도 공격적으로 확장 중이다. 충북 증평 공장에 연 5억3000만㎡ 규모의 설비를 갖췄다. 중국 폴란드 등 해외에 짓고 있는 공장들이 순차 가동하면 조만간 생산 능력이 8억7000만㎡로 껑충 뛴다. 2023년 생산능력은 18억7000만㎡에 이를 전망이다.

SK텔레콤은 기존 통신 사업 위주에서 벗어나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빅테크’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마켓 ‘원스토어’는 입점 앱 증가와 이용자 기반 확대로 기업 가치가 날로 커지고 있다. 내년에 기업공개(IPO)까지 한다는 계획이다.

모빌리티 플랫폼 ‘T맵’도 있다. T맵을 기반으로 모빌리티 전문 기업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T맵 기반 주차 및 광고 등 플랫폼 사업과 다양한 운송 수단을 구독형으로 제공하는 ‘올인원 MaaS(Mobility as a service)’에 집중한다. 우버 등 전략적 파트너와 택시 호출 사업도 한다.

SK하이닉스는 D램 기술 고도화에 나섰다. 10나노급 2세대(1Y) ‘LPDDR5’ 판매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고용량 낸드플래시와 결합한 ‘uMCP’ 시장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64GB 이상 고용량 서버 제품 판매 비중도 높이고 있다. 품질 경쟁력을 기반으로 서버 D램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낸드플래시도 안정적인 모바일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지난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128단 기반 제품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 발표 때 이석희 사장이 직접 인텔 낸드 사업 부문 인수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계획을 설명했다. 이 사장은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기술력과 제품 포트폴리오의 신속한 확보를 위해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을 인수해 D램과 낸드플래시 간 균형 잡힌 사업구조를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인수를 통해 창출되는 시너지 효과가 고객과 협력사를 포함한 글로벌 ICT 산업뿐 아니라 주주, 지역사회, 구성원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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