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환의 모험자본 포커스] 불평등 확대에 베팅한 빌 애크먼...'어포더블 하우징'에 쏠리는 눈

입력 2020-12-15 14:01   수정 2020-12-15 14:03

≪이 기사는 12월15일(13:5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 빌 애크먼(사진)이 저소득층 임대주택 자산인 어포더블하우징(Affordable Housing)에 투자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더욱 심화된 계층간 불평등과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수급 불균형을 파고드는 투자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회장은 최근 미국의 임팩트 투자 자산운용사 터너임팩트캐피털이 조성 중인 13억 달러(약 1조 4000억원)규모 '터너 멀티패밀리 임팩트 펀드 2호'에 출자했다. 이번 투자에는 미국프로농구(NBA) 스타인 크리스 폴도 참여해 화제가 됐다.

애크먼 회장은 지난 3월 코로나19로 촉발된 약세장에서 기업의 부도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가격이 오르는 파생상품에 2700만 달러를 투자해 단기간에 원금의 100배에 달하는 26억 달러의 수익을 낸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투자자다. 기업 인수 후 주주활동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매도해 수익을 내는 행동주의 투자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가 투자한 어포더블하우징은 일반적으로 중산층 이하 거주하는 임대주택을 의미한다. 주로 주요 도시 내 낙후지역이나 교외에 있는 아파트 등 다세대주택(멀티패밀리)으로, 정부 차원의 보조금이나 대출을 통한 자금 조달 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통상 해당 주택 단지 내 절반 이상의 임차인이 중위소득의 80% 이하인 경우 제도적 지원이 이뤄진다.

어포더블하우징에는 일반적으로 노후화된 주택 단지를 인수한 뒤 재개발이나 리모델링 등을 통해 주거 환경을 개선시키는 밸류애드(Value-Add) 전략이 적용된다. 같은 지역 내 주택에 비해 좋은 환경을 제공해 동급 대비 임대료는 소폭 높이면서도 공실률을 줄여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식이다. 애크먼이 투자한 터너임팩트캐피탈이 2015년 결성한 1호 펀드의 경우 평균 임차율 96.3%, 연간 순수익률 10.3%를 기록 중이다.

애크먼 회장이 어포더블하우징에 베팅한 것은 미국 사회 내 불평등 확대에 대한 투자로도 해석된다. 그는 지난 8월 31일 투자자에게 보낸 서한에서 "투자자와 미국 자본주의가 경계할 블랙스완은 부의 불평등"이라 지적한 바 있다. 최근 투자금이 몰리는 어포더블하우징의 핵심 이용층은 코로나19 여파로 소득이 감소하면서 임대료가 저렴한 교외 지역으로 이동한 소위 잃어버린 중산층(Missing Middle·미싱미들)이다. 이들에게 주거 및 교육 등 다양한 측면에서 좋은 환경의 주택을 공급해 계층간 주거 불평등 문제를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어포더블하우징은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친화적 자산군으로 꼽힌다.

한 멀티패밀리 전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국 하위 40%의 실질 평균 소득은 1990년 이후 큰 변화가 없었지만 임대료는 같은 기간 30% 이상 상승했다"며 "어포더블하우징은 저소득층의 임대료 부담을 덜어주면서 주거의 질을 높여준다는 측면에서 각광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한 주거 측면을 넘어 커뮤니티센터를 통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보육 지원과 같은 서비스를 결합시킴으로써 미국 내 낙후지역이 갖는 사회적 문제점도 개선시키는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도 ESG가 주요 투자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연기금, 공제회 등을 중심으로 어포더블하우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복수의 기관이 어포더블하우징 투자를 위해 해외 전문 운용사 펀드 출자를 검토 중이다. 한 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어포더블하우징은 건당 투자 규모가 작고 밸류업을 위한 관리 역량이 필요해 대형 운용사보다는 섹터에 특화된 전문 운용사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불평등 심화라는 트렌드로 인해 생긴 수급불균형으로 리스크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도 불평등 개선에 기여하는 자산이라는 측면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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