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경화 "표현의 자유 제한 가능" 인권 후진국 공언한 꼴이다

입력 2020-12-18 17:16   수정 2020-12-19 00:01

국회를 통과한 소위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판이 줄을 잇자 정부가 일제히 반박에 나섰다. 유엔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한다”고 하자 통일부는 “절차에 따라 개정한 데 대해 이런 언급을 해 유감”이라고 했다. 유엔에 대놓고 불만을 표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한발 더 나아가 “표현의 자유는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제한될 수 있다”고 했다. 입만 열면 민주와 인권을 외쳐온 정부의 외교부 장관이 할 소리인지 의구심이 든다.

대북전단금지법은 6개월 전 북한 김여정 한마디에 여권이 법 개정에 나설 때부터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접경지역에서 북한에 전단·물품을 보내면 징역형에 처한다는 내용으로, 북한 주민의 외부소통 채널을 틀어막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대북전단과 관계없이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도 징역형까지 만들어 원천 봉쇄하는 것은 과잉처벌이고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제사회가 비판에 나선 것도 이 법을 반(反)인권 악법으로 보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는 청문회를 열어 대북전단금지법과 문재인 정부 인권 문제를 살펴보겠다고 한다. 동맹국으로부터 인권 감시를 받는 어이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도 이 법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한다.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를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이 문제로 한·미 간 파열음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북한 앞에만 서면 작아지고 두둔하기 급급하다. 북한이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전단 살포 때문이라는 주장도 편다. 틈만 나면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목청을 높이며 북한에 퍼줄 궁리를 하고 있다. 그렇다고 북한이 핵 개발을 멈춘 것도 아니다. 아직 확보하지 못한 코로나 백신을 북한에 지원하자는 주장까지 한다.

그러면서도 북한 인권 문제는 외면한다. 유엔에서 16년 연속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됐으나 공동제안국에 한국은 2년 연속 빠졌다. 북한 인권에 대한 현 정부의 인식 수준이고, 국제사회에 인권 후진국이라고 공언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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