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면역' 사망자 속출…스웨덴 국왕 "방역 실패" 인정

입력 2020-12-18 19:05   수정 2020-12-18 19:0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유럽에서 홀로 집단면역을 추구해온 스웨덴의 국왕이 방역에 실패했음을 '공식 선언' 했다.

영국 BBC, 텔레그래프 등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칼 구스타브 16세 스웨덴 국왕이 연례 성탄절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죽었고, 이건 끔찍한 일이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구스타브 국왕은 "스웨덴 국민이 어려운 여건에서 막대한 고통을 겪었다"며 "가족과 이별하며 마지막 따뜻한 인사를 건네지 못한다면 무척 힘들고 상처로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평소 정치 관련 언급을 자제해 온 구스타브 국왕이 정부의 소극적인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정면으로 비판한 셈이다.

스웨덴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초기부터 많은 이들의 감염을 유도해 '집단면역'을 추구한다는 전략을 취했다. 이 때문에 다른 유럽 국가와 같이 봉쇄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마스크 사용 또한 권고하지 않았다.


그 결과 사망자가 크게 증가했다. 노르웨이·핀란드에선 지난달 코로나19 사망자가 약 100명에 그쳤으나, 스웨덴에선 무려 1700명이 숨을 거뒀다. 지금까지 누적된 스웨덴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약 7900명이며, 확진자는 35만명에 달한다. 최근엔 하루 사망자가 70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사태가 악화하자 스웨덴 정부는 지난달부터 집단면역 전략을 포기하고 공공시설 운영을 제한하는 등 규제에 나서기 시작했다.

구스타브 국왕도 최근 아들인 칼 필립 왕자 부부가 양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하는 일을 겪었다. 74세인 국왕은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되냐는 질문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그건 아무도 원치 않는 일이다"라고 답했다.

언론과 야당에서도 정부의 미온적인 코로나19 대응 정책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독립적으로 조사한 코로나바이러스 위원회는 15일 "정부와 보건당국이 코로나19로 요양원이 초토화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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