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가 프로토콜 경제를 구현할 국내외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지난 9월 설립한 창업투자회사 해시드벤처스를 통해 1200억원 규모의 순수 민간자본 펀드를 조성했다.
해시드는 1200억원 규모의 첫 벤처펀드 ‘해시드 벤처투자조합1호(Hashed Venture Fund I)’를 결성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펀드는 모태펀드나 한국성장금융 등 정책금융기관의 출자 없이 운용사의 출자금과 순수 민간자본만으로 결성됐다.
해시드는 2017년부터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초기 단계에 발굴해 투자하고 육성해온 블록체인 전문 엑셀러레이터다. 해시드는 라인 링크, 카카오 클레이튼 등 아시아 대형 정보통신(IT)기업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초기부터 투자·자문해왔다. 최근에는 KB국민은행과 가상자산 종합관리 기업 한국디지털에셋(KODA)을 공동 설립했다.
해시드는 이번 1호 펀드 결성으로 블록체인 기술기업 뿐 아니라 ‘프로토콜 경제’를 구현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프로토콜 경제는 플랫폼 활성화에 기여한 생태계 참여자에게 적절한 보상을 주는 시스템이다. 시장 참여자가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중립적 규칙을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거래를 하거나 기여에 따라 보상을 받아갈 수 있는 개방형 경제를 의미한다.
프로토콜 경제에선 플랫폼의 운영자가 자의적으로 규칙을 바꿀 수 없도록 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디지털 자산을 매개로 거래비용과 시간을 줄인다. 해시드는 탈중앙화금융(디파이) 프로젝트인 카이버네트워크, 신세틱스, 세트랩스 등에 투자한 바 있다.
이번 펀드는 김서준 해시드 대표가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아 운용을 총괄한다. 김 대표는 미국과 한국의 디지털 교육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대교에 매각한 교육기술 스타트업 ‘노리'의 공동창업자 겸 부대표 출신이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해시드를 설립하고,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의 벤처파트너로 활동해왔다.
김 대표는김서준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프로토콜 경제라는 거대한 화두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의 지향점이 본격적으로 주류에 편입되기 시작한 것 같다"며, “그동안 해시드가 구축한 블록체인 산업에서의 투자 전문성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접목하여 혁신적인 투자 사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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