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까지 '대북전단금지법' 우려…외교부 "취지 설명"

입력 2020-12-23 10:18   수정 2020-12-23 10:20


접경 지역의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고 이를 처벌하는 '대북전단살포금지법'(개정 남북관계발전법)과 관련해 미국 국무부도 "북한으로의 자유로운 정보 유입이 계속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국제사회에서 대북전단금지법을 두고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 행정부까지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대해 "국민과 소통하며 법 시행을 준비할 것"이라며 강행 의사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美 "북한으로의 정보 유입, 미국의 우선순위 사안"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1일(현지시간)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 입법에 관한 미국 측 입장을 묻는 미국의소리(VOA) 방송 등 언론 질의에 "북한으로의 정보 유입을 증대하는 것은 미국의 우선순위 사안(a U.S. priority)"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이 정권에 의해 통제된 정보가 아닌 사실에 근거한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은 글로벌 정책으로서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에 대한 보호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무부 관계자는 "북한과 관련해 우리는 북한으로의 자유로운 정보 유입을 위한 캠페인을 지속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 주민들의 정보에 대한 접근을 촉진하기 위해 비정부기구 커뮤니티 및 다른 국가의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국무부가 언론 질의에 답하는 형식으로 밝힌 내용은 대북전단금지법 논란이 불거진 이후 사실상 첫 공식 입장을 낸 것이다.


앞서 미 의회 일각에서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위반"이라고 주장한 것과 같이 직접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중시하는 '대북 정보 유입 지속' 원칙을 밝힘으로써 사실상 "부정적으로 살피고 있다"는 의견을 에둘러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는 그간 대북전단금지법을 둘러싼 입장에 대해 "따로 언급할 것이 없다"고 선을 그어 왔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측의 입장이지만, 내년 1월 들어설 조 바이든 행정부와 관계 설정에 있어서도 이번 사안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미국 민주당 정부는 전통적으로 인권을 중시해왔기 때문에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은 16일(현지시간) 영국 의회 내 '북한에 관한 초당적 의원모임(APPG NK)'이 주최한 온라인 청문회에서 "미국인들이 끊임없이 말하는 것이 수정헌법 1조"라며 "(대북전단금지법 제정 등) 조치들은 미국 신행정부 정책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외교부 "소통 강화해 폭넓은 이해 구할 것"
하지만 외교부는 "미국 측에 법 취지를 잘 설명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되풀이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2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미국을 포함해서 국제사회와의 소통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이 법안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구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영삼 대변인은 "미국 행정부, 의회 및 관련 시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접촉과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며 "개정법안의 입법 취지 그리고 표현의 자유 침해와 관련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제한임을 설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3국에서의 전단 등 살포 행위에 대해서는 이번 개정안이 적용되지 않음을 설명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앞서 통일부가 밝힌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통일부는 21일 미국 의회 등에서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우려 및 비판 의견을 밝힌 것과 관련해 "법안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균형 잡히지 않은 일부 의견이 국내외에서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국내외 관련 인사 및 단체와의 소통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법안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내외 관련 인사 및 단체와의 소통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법안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구해 나가겠다"라고 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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