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조센징 놈들" …日 정부 "차별하는 표현이라 할 수 없어"

입력 2020-12-23 14:39   수정 2020-12-23 14:40



일본 공영방송국인 NHK의 히로시마 방송국이 프로그램 공식 트위터에 '조센징'(朝鮮人)이란 한국인 차별 단어를 쓴 것에 대해 일본 정부는 '인권 침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교도통신,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중앙본부 인권옹호위원회 등이 지난 9월 'NHK 히로시마 방송국에서 운영하는 트위터에서 민족 차별을 선동한다'는 취지로 제기한 인권 구제 신청에 대해 히로시마 법무국이 "인권 침해 사실이 있었다고까지는 판단할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고 보도했다.

히로시마 사무국은 이와 더불어 "현저한 차별을 조장하는 내용인지 확인하지 못했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트위터 계정은 NHK 지역방송국인 NHK히로시마에서 올해 3월부터 '만약 75년 전에 SNS가 있었다면'이라는 설정에 따라 신문기자, 주부, 중학교 1학년 등 3명의 인물이 원폭 투하일(1945년 8월 9일) 전후에 쓴 수기를 날짜별로 재구성해 공개하는 콘셉트로 운영돼 왔다.

문제가 된 내용은 중학교 1학년의 가상 트윗 중 일부로 '6월 16일' 일기 중 "조센징 놈들은 '이 전쟁 금방 끝나요', '일본은 질 거예요'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다. 무의식중에 발끈해 분노에 차 받아치려고 했지만 중과부적. 게다가 상대가 조센징이라면 할 말이 없다"는 내용이다.

또한 '8월 20일' 일기엔 "조센징이다. 전승국이 된 조센징 군중이 열차에 올라탄다"라며 "'패전국(일본)은 나가!' 압도적인 위력과 박력. 고함을 치면서 초만원인 열차의 창문을 깨부수고 가서 앉아 있던 승객을 내팽개치고 깨진 창문으로 전원이 우르르 몰려왔다"는 내용도 있었다.

'조센징'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한국인을 멸시하는데 사용했던 대표적인 단어로 꼽힌다. 현재까지도 일본의 '극우' 세력이 한국을 비하하는 '혐한' 단어로 쓰이고 있다.

해당 트윗 게시물은 일본이 태평양 전쟁 당시 패색이 짙던 사회상을 반영하고, 패망 후 한국인들을 바라보던 일본인들의 시선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조선인의 부당성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냐", "전후 배경 설명 없는 게시물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면서 해당 방송국 측은 지난 8월 공식 홈페이지에 "전쟁(태평양전쟁) 시대에 중학교 1학년이 보고 들은 것을 충분한 설명 없이 발신해 현대의 시청자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배려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사과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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