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나잇' 김성철X김미수X장성범, 절망하는 청춘들에게 전한 희망의 메시지

입력 2020-12-25 08:02   수정 2020-12-25 08:03

원 나잇 (사진=방송캡처)


UHD KBS 드라마스페셜 2020의 마지막 작품 ‘원 나잇’이 절망하는 청춘 김성철, 김미수, 장섬범을 통해 가진 것 없어도 지키고 싶은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원 나잇’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청춘들이 하룻밤 일탈 속에서 진정한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시험 당일 교통사고를 당하는 악몽을 꾼 6년차 공시생 동식(김성철). 3년 전, 필기까지 붙어놓고 소매치기범을 쫓다 교통사고를 당했고, 작년엔 할아버지들 싸움에 끼어 들었다가 시험을 못 봤던 전력 때문이었다. 먼저 합격해 순경이 된 후배로부터 동네 치안은 경찰 되고 나서 지키라며 정곡을 찔리자 시험까지 남은 3일,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며 남의 일에 나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동식에게 낙엽이 아닌 1억이 떨어졌다. 갑자기 잠자리를 요구하는 여자친구 주영(김미수) 때문에 모텔비 3만원을 구하기 위해 중고거래를 나갔다가, 상대의 착오로 1억 원이 든 돈가방을 받아들게 된 것. ‘빨리 찾아줘야 한다’는 생각은 고급 레스토랑 안 커플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주영을 보는 순간, ‘오늘 딱 한장만. 아니, 두장만 쓰고 내일 아침에 다시 채워서 갖다 주면 된다’는 욕망에 지배됐다.

김밥도 돈 아까워 원조만 먹는 동식이 좋은 레스토랑과 모텔에 돈을 쓰자 수상하게 여긴 주영은 그가 씻는 사이 돈 가방을 들고 도망쳤다. 게다가 돈을 분실한 기준(장성범)이 주영을 쫓던 동식을 알아보고 합세하면서, 로맨틱할 예정이었던 하룻밤은 일순간 살벌한 추격전으로 전환됐다. 그런 두 사람을 따돌리고 돈 가방을 사수해 곧장 ATM 기계로 향한 주영에게도 사실 간절한 사정이 있었다.

5년 간 기간제 교사를 하며 모았던 돈은 다 썼는데 올해 임용 고시도 떨어졌고, 학자금 대출도 아직 남았는데 동생이 사고쳐서 받은 대출금은 갚아도, 갚아도 계속 불어났다. 다 포기하고 죽으려 생각도 해봤지만 인생에 단 한 번도 ‘격정’이 없었다는 사실이 억울했다. “나 너랑 자고 싶어”라고 동식을 도발한 이유였다. 갑자기 생긴 돈에 대해 일언반구 하지 않은 동식이 괘씸했지만, 주영은 ATM 기계 앞에서 주저했다. 그녀도 이것이 정당한 방법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돈을 분실한 기준도 환장할 것 같았다. 3년 전, 발렛 아르바이트를 하다 아모르 비즈니스 클럽 사장 황사장(조희봉)의 외제차를 긁은 악연으로 그의 노예와 같은 삶을 살아왔다. 그런데 이번 일만 잘 끝내면, 빚과 엄마 문제까지 해결해주겠다는 황사장의 지시로 거래를 나갔다가 동식을 마약 거래상으로 착각하고 돈 가방을 건넸던 것. 배달 사고였지만, 황사장은 계획적으로 돈을 가지고 튀었다 오해했고, 부하들을 풀었다.

그런데 주영이 “반반해요”라며 5천만 원만 들고 나타났다. 나머지 5천만 원이면 새로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동식은 “고작 이것 때문에 우리이길 포기할 순 없잖아”라며 그녀를 말렸다. 그간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사고 ?렝것 다 참았다. 그만큼 간절했던 꿈 때문이었다. 동식은 “그것 때문에 우리 꿈을 포기해? 그거 우리꺼 아니야”라며 켜켜이 쌓여있던 울분을 토해냈다.

그때 기준은 흔들리는 주영을 놓치지 않고 돈가방을 향해 손을 뻗었고, 그 순간, 너덜너덜해진 쇼핑백이 찢어져 다리 아래 강물에 휩쓸려내렸다. 결국 1억의 절반인 5천만 원만 되찾고 동이 튼 다음 날, 기준은 “괜한 엄한 일에 끼어들어서 인생 망치지 말고, 갈 길 가라”는 작별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동식은 발걸음을 돌리지 못했다. 6년 째 경찰 공시를 했던 이유, 때려죽여도 포기 못하는 건 시험이 아니었다. 그가 제 발로 황사장의 소굴로 들어간 이유였다.

황사장을 어떻게 하기에 동식의 힘은 턱없이 부족했다. 그런데 그가 골프채를 내려치려던 순간, 주영이 경찰과 함께 들이닥쳤다. 그렇게 황사장과 무리들은 긴급체포됐고, 엉망이 된 얼굴을 하고도 동식은 웃어보였다. 그 험난했던 하룻밤이 지나간 이후 주영은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던 임용 시험을 그만두고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다시 찾아볼 용기를 냈고, 동식은 늦지 않게 시험을 봤다. 기준 역시 어디로 갔든 긴밤이 지나고 아침이 찾아왔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동식이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마음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청춘들을 어루만진 따뜻한 위로였고, 새로운 아침이 뜨길 바라는 희망의 메시지였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 ‘하룻밤’과 함께 한 시청자들이 “웃기고, 짠하고 다 했다”, “드라마스페셜답다. 단막극의 가치를 전했다”라는 호평을 이어간 이유였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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